8일 군 당국에 따르면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의 한 GP에서 A 상병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후임병 입에 풍뎅이를 집어넣는 등 가혹 행위를 벌여온 정황이 확인됐다.
A 상병은 경계근무를 하다 초소 주변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풍뎅이를 후임병의 입에 집어넣으며 상습적으로 괴롭혔다.
또 생활관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방적으로 후임병의 귓불을 만지거나 팔로 머리를 조르는 '헤드락' 행위를 일삼았다.
A 상병이 가혹 행위를 한 후임병은 일병 3명과 이등병 1명 등 4명이며, 지금까지 파악된 가혹 행위가 18차례나 된다.
후임병들은 "괴롭힘을 당할 때 힘들었다. 수치심을 느꼈다"며 A 상병의 처벌을 요구했다.
최전방에서도 외부와 철저히 고립된 GP에서 가혹행위가 벌어지면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군 당국의 각종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논란이 예상된다.
군 당국은 지난 1일 분대장이 가혹 행위를 자체적으로 적발했다는 입장이지만 병사의 표정과 생활관 분위기를 세심하게 살펴봤다면 한솥밥을 먹는 GP에서 3개월 동안이나 버젓이 이뤄졌던 가혹 행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고통과 함께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폐쇄적인 GP 특성 때문에 윤 일병 사건을 계기로 가혹 행위를 물어보기 전까지는 이야기조차 하지 못하는 등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A 상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군 관계자는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병사에게 확인해 가혹 행위가 드러나 헌병대와 감찰에 조사를 의뢰했다"면서 "가해자는 친해지려고 입을 벌리게 한 뒤 풍뎅이를 집어넣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