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에볼라에 우기겹쳐 '설상가상'

에볼라로 신음하는 서아프리카에 전염병이 창궐하는 우기가 다가오면서 현지 주민들이 '이중 공포'에 떨고 있다.

이 지역에선 우기에 말라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등 각종 전염병이 흔히 발생하는 탓이다.


문제는 고열이나 구토 같은 이들 전염병의 증상이 에볼라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에볼라 감염자가 가장 많은 시에라리온에서는 사실상 불치병인 '에볼라 공포'때문에 병원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아파도 병원에 가기를 극히 꺼리는 분위기다.

자신이 걸린 병이 말라리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병원에 갔다가 에볼라에 전염될까 봐 병원을 찾지 않고, 에볼라에 걸렸다고 판단되면 낫지 못한다고 예단해버려 역시 병원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말라리아는 병원에서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질병인데도 이런 이유로 병원을 기피하면서 평소같으면 살 수 있는 환자가 죽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에 사는 이브라힘 칼로코흐(34)는 "말라리아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 대신 약국으로 달려가 약을 사서 먹을 것"이라면서 "에볼라로 사방에서 난리인 요즘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역 병원들이 에볼라 전염 우려때문에 새 환자를 받지 않으려고 하면서 '보통' 전염병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죽게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인도지원부 서아프리카 사무소의 시프리엥 파브흐 소장은 "에볼라가 아닌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전히 전염병 확산을 따라잡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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