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7년간 미성년 임신 9만여명…조혼 문제 심각

터키에서 지난 7년 동안 임신한 미성년 여성이 9만명이 넘는 등 조혼(早婚) 문제가 심각하다고 터키 언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 보건부는 전날 의회에 제출한 대정부질문 답변서에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신한 미성년자는 9만1천20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또 올해 1분기에 접수된 미성년 임신 사례는 2천72건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의료기관은 관련 규정에 따라 임신부가 18세 미만이면 이를 지방법원에 보고해야 한다.

아울러 보건부는 지난해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아동보호소에 성적 학대로 보호를 요청한 18세 미만 여성은 2천792명이며 이들 가운데 263명이 강제로 결혼했다고 밝혔다.


터키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동부를 중심으로 이슬람 문화권의 관행인 조혼이 많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터키 일간지 하베르튜르크는 이날 동부 비틀리스 주 지방법원이 강제로 결혼한 미성년 여성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종교결혼을 주재한 이맘(이슬람 성직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R양은 16살이던 지난해 17살 남편과 종교결혼을 하고서 집에서 도망쳐 아동보호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R양은 주 정부의 도움으로 작성한 소장에서 "1만2천리라(약 580만원)에 팔려 강제로 종교결혼을 하게 됐다. 학교에 다니고 싶다. 제발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터키 법률은 미성년자의 결혼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16~18세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를 받으면 종교결혼 등의 형식으로 결혼할 수 있다.

지난해 하제테페대학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터키의 15~19세 여성 9.6%가 결혼했으며 이 연령대에 결혼한 여성의 70%가 임신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부는 지난해 조혼을 근절하기 위해 미성년자를 강제로 결혼시킨 부모를 처벌하는 조항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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