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7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발표를 인용, 순양함 '벨라 걸프'(Vella Gulf)가 흑해 해역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순양함 배치 목적이 "흑해 해역의 안보와 안정성을 확보하고 나토 동맹국들과 파트너국들의 집단안보 강화 노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해군사령부도 "미국 순양함이 6일 흑해 해역으로 진입했다"고 확인했다.
9천800t 규모의 벨라 걸프함은 250~300개의 표적을 동시 추적해 방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지스 레이더 시스템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ASROC 대함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 기지에 상주하면서 미 해군 6함대 작전과 훈련에 수시로 참여하고 있다. 벨라 걸프는 앞서 지난 6월 말~7월 초에도 흑해에 배치된 바 있다.
러시아는 미 순양함의 흑해 배치를 러시아에 대한 무력 압박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벨라 걸프함 배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에 군사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루어져 주목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전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전투 준비가 된 2만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지역에 집결시켰다"면서 "러시아가 인도주의, 또는 평화유지 임무를 명목으로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이날 최근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력 개입할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경고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접경 지역에 병력 배치를 늘린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 침공 위험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순양함 흑해 배치는 러시아군의 이 같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