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새 정보수집터"…역량 쏟는 美 정보당국

미국 정보당국이 은밀한 도·감청 대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 1년 반 동안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해외 SNS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7일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직후 미국 국방정보국(DIA) 유럽·유라시아지부의 요원이 한 일은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의 게시물을 뒤지는 것이었다.

DIA는 곧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브콘탁테에 우크라이나군 화물용 비행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한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마이클 플린 DIA 국장은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쏜 것인가에 대한 첫 번째 단서는 모두 소셜미디어에서 나왔다"며 "문자 그대로 몇 분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격추 주체를 증명할 레이더 자료와 군용 적외선 위성도 갖추고 있었지만 재빠르게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었던 것은 소셜미디어 덕택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갈등으로 가자지구에서 연일 유혈사태가 일어날 당시에도 미국 정보기관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외에도 DIA는 SNS에 올라온 수많은 이미지 가운데 개개인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첩보에 활용하고 있다.

DIA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난해 9월 러시아의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에 있던 군인 한 명이 8일 만에 러시아의 크라스노다르 크라이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크림 지역으로 진군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처럼 미국 정보기관이 SNS를 새로운 정보수집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SNS의 내용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고위 관계자는 "신뢰도와 정확성이 소셜미디어의 문제"라며 "SNS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할 여지는 주겠지만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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