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한 아프리카…"에볼라는 동성애 탓" 손가락질도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된 서아프리카의 민심이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속절없이 수많은 희생자가 이어지면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에볼라를 신의 징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지난 5일 전 국민에게 3일간의 단식과 기도를 통해 신의 용서를 구할 것을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설리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라이베리아 교회협의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라이베리아 교회 협의회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신이 라이베리아에 성을 내고 있다"면서 "라이베리아인들은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퍼지는 부패와 (동성애 같은)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기도를 올려 신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우리는 기독교도로서 회개하고 신의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성명은 또 주민들에게 집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안그래도 아프리카에선 서방 의학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는 것을 기피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수도 외곽에 위치한 한 마을 주민들은 몸이 아파도 정부 구호인력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고 데일리 옵서버는 전했다.

유언비어도 퍼지고 있다.

환자가 검사를 위해 정부 구호팀을 따라 인근 보건시설을 찾을 경우 환자의 장기가 떼어진다는 소문도 존재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현지보도도 속출하고 있다.

라이베리아에선 에볼라가 창궐하는 틈을 타 살인을 위해 우물에 독을 타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와 함께 한 현지 언론은 라이베리아 정부가 에볼라에 감염돼 숨진 사람들의 시신을 트럭에 실어 강변 공동묘지에 내다 버리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이 물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망자가 늘면서 정부의 시신수습 능력이 한계에 달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거리에 시신 2구가 4일간이나 방치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프런트 페이지 아프리카도 몬로비아의 주요 도로 인근의 한 호수 위에 자루에 담긴 시신 2구가 떠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 운전자들은 보건당국에 신고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브라운 정보장관도 로이터통신에 사망자 친척들이 시신을 집 밖으로 끌어내 거리에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들 스스로 감염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데일리 옵서버는 에볼라 사망자 시신을 받아들이려는 지역도 거의 없어 시신을 남의 땅에 마구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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