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 선고받은 크메르루주 전범 누온 체아ㆍ키우 삼판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 선고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받은 누온 체아(88) 전 공산당 부서기장과 키우 삼판(83) 전 국가주석은 생존해 있는 크메르루주의 핵심 지도자다.

이들 2명과 함께 기소된 이엥 사리 외교장관은 지난해 초 지병으로 사망했고, 사회부 장관이던 티리트(82)는 치매 때문에 재판을 받기 어렵다는 판결을 받고 2012년에 풀려났다.

누온 체아 등은 크메르루주 집권기(1975-1979년)에 숙청과 학살, 강제이주 등을 자행해 전체 인구의 25%인 약 200만 명이 희생되는 참극을 빚었다.

특히 크메르루주의 2인자인 누온 체아는 이상적인 공산국가 건설을 꿈꾸는 철저한 이론가로 최고 실력자 폴포트의 사상과 노선을 체계화하는 한편 지식인들과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숙청, 학살해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크메르루주가 붕괴한 이후에는 불교학자를 자처하며 크메르루주의 최고 실력자 폴포트를 비난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태국 접경의 허름한 가옥에서 농사일로 소일하던 그는 2007년 9월 체포돼 최근까지 재판을 받아왔다.


또 프랑스 유학파인 키우 삼판 전 국가주석은 크메르루주 체제하에서 명목상의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폴포트를 측면 지원한 인물이다.

한때 덕망 있고 청렴했던 인물이었던 그가 크메르루주의 핵심 지도자 가운데 1명으로 변신한 배경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그는 반인륜 범죄 논란과 관련해 당시에는 아무런 실권이 없었다며 자신의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해왔다.

줄곧 과거를 잊어야 한다며 무죄 방면을 요구하던 키우 삼판은 그러나 지난 2011년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검찰 측은 지난해 10월 재판에서 이들 2명에 대해 "반대세력을 가차없이 처단하도록 하고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양태를 보였다"며 종신형을 구형했다.

이들에게는 반인륜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에 이어 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전범재판소는 지난달 30일 크메르루주 지도부의 집단학살 등을 단죄하기 위한 2차 재판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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