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스케줄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이나항공을 번갈아 이용하는 A 부장은 두 항공사 여승무원의 유니폼을 보고 이상한 점을 느꼈다.
아시아나 항공의 여승무원들은 대부분 치마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간헐적으로 일등석이나 이등석에서만 바지를 입은 승무원을 볼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바지를 입은 승무원이 적을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88년 창립 당시부터 여승무원들은 치마유니폼 만을 고집해 왔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는 취지로 바지유니폼을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마 간헐적으로 바지를 입고 있게 된 것은 치마를 고집한지 25년만인 지난해 3월 국가 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치마 외에 바지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게 하라'고 권고했다.
아시아나 항공 측은 "지난해 인권위 권고이후 바지유니폼을 지급해 왔다"면서 "현재는 전적으로 승무원 본인의 취향에 따라 바지와 치마를 선택해서 입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항공은 치마와 바지 선택권을 절대적으로 승무원들에게 맡겨왔다.
대한항공 여승무원들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누가 바지 입었는지 치마 입었는지 신경 안 쓰일 정도다.
대한항공은 "여승무원들이 바지가 활동성이 뛰어난데다 일하기 편해서 선호하는 승무원이 많다"고 말했다.
여승무원들의 바지는 도입초기 스판덱스(약간 늘어나는 원사)비율이 낮게 함유돼 있어 활동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현재는 스판덱스 기능성이 높은 옷감을 사용해 활동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이 여승무원들의 반응이다.
그럼에도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은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바지를 적게 입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아나항공은 입사 초기 바지유니폼을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바지를 입고 싶어도 아시아나항공에서 지급하는 복지카드로 구매를 하는데 이 카드는 입사하고 1년이 지난 후에나 가능하다.
결국 처음 지급 받은 치마 유니폼이 낡거나 오래돼 다시 구입할 때 자연스럽게 치마를 선택해서 재구입 하게 되는 것이다.
승무원 준비생과 항공사 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처럼 초기 유니폼 지급 때부터 바지를 함께 주기를 원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