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개인·법인에 경제 제재를 가했거나 동참한 국가에서 생산된 농산품, 원료, 식품의 수입을 1년 동안 금지·제한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대통령령은 러시아 정부에 수입 금지 대상이 되는 농산물, 원료, 식품의 목록을 작성하고 구체적인 이행 조치를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7일 발표되는 목록엔 미국산 농산물 전량과 일부 축산물, EU의 채소·과일류가 포함된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러시아 정부를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농산물 수입국 중 하나로 미국은 지난해 약 13억 달러(1조3천425억원)의 농산물을 러시아로 수출했다.
EU 역시 약 158억 달러(16조3천166억원) 어치를 러시아에 팔았다. 이에 러시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EU 회원국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이에 대해 러시아 경제에 스스로 타격을 입히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심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6일 경고했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이번 수입 제한 조치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자국민의 구매력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7일 브라질, 에콰도르, 칠레, 아르헨티나 대사를 불러 농산물 수입 수요를 이들 나라로 돌리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국내 생산자와 유통업자 등과 함께 국산품 공급 확대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거세지는 서방의 제재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정치적 수단으로 경제를 압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규범과 원칙에 어긋난다"며 서방 제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내각에 지시했다.
미국과 EU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반군 지원을 들어 지난달 러시아에 금융 제재, 무기 수출 금지, 군수물자 전용 가능 품목 수출입 제한 등의 제재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