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변화는 주말 및 일일 드라마 작품들이다. 막장 드라마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점차 힐링 드라마로 돌아서는 추세이기 때문.
KBS 1TV '고양이는 있다'는 일일 드라마의 정상을 지키고 있다. '고양이는 있다'의 지난 4일 방송 시청률은 22.4%(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한솥밥 드라마지만 KBS 2TV '뻐꾸기 둥지'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줄곧 10% 대에 머무르며 20% 고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방송 전부터 '뻐꾸기 둥지'는 장서희 주연에 강한 막장 코드로 화제를 모았다. 그에 비해 '고양이는 있다'는 인지도가 낮은 신인 배우들 주연에, 강렬하면서 자극적인 코드가 없어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전이었다. 오히려 '고양이는 있다'가 고양이를 소재로 젊은이들의 소소한 일상과 사랑, 고민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 반대로 '뻐꾸기 둥지'는 기존의 막장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으며 기대만큼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배 다른 남매들의 가족애를 그린 KBS 2TV '참 좋은 시절'은 2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자랑한다. 이복 남매라는 설정이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지만 '참 좋은 시절'은 이 같은 설정을 가족 간의 사랑과 화합으로 풀어냈다.
MBC '마마' 역시 불륜과 배 다른 자식이란 설정은 갖고 있지만 이를 따뜻한 가족애와 모성애 속에 녹일 예정이다.'마마'는 6년 간 공백기를 가진 배우 송윤아의 복귀작인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고, 첫 방송인 지난 3일 9.9%의 시청률로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물론 막장 드라마가 완전히 모습을 감춘 것은 아니다.
MBC 주말 드라마 '왔다! 장보리'는 심심찮게 막장 논란에 휩싸이곤 하지만 여전히 20%가 넘는 시청률로 고공 행진 중이다.
그러나 막장이 아니면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 아래, 천편일률적인 막장 드라마들이 우후죽순 생산되던 분위기가 없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도 없지는 않다.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사고는 브라운관에도 영향을 미쳤고, 오감을 자극하는 소재보다는 마음을 위로하는 소재들이 시청자들에게 통했다. 또 배우만 달라질 뿐, 갈등과 플롯이 유사한 막장 드라마들에 질린 시청자들도 많았다.
힐링 드라마 제작처럼 막장을 벗어나, 앞으로 방송가에서 보다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