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신부 에볼라 감염 확인…각국 비상조치

美-아프리카 정상회의서 대책 논의…두번째 美환자 본국 도착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라이베리아에서 선교활동 중인 스페인 신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자선단체 후안 시우다드 ONGD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겔 파하레스(75) 신부가 자신이 일하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한 병원에서 에볼라 감염 여부 테스트를 받았다"면서 "양성반응이 나와 현재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파하레스 신부는 라이베리아에서 50년 넘게 선교활동을 벌였으며 최근 7년간은 몬로비아 소재 성 요셉 병원에서 일해 왔다.

또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의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 8명 가운데 환자들을 직접 치료했던 의사 한 명이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고 나이지리아 보건당국이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남성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병원에서 격리된 채 검사를 받고 있다고 사우디 보건부가 밝혔다. 보건부는 최근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을 방문하고 돌아온 40세 남성이 바이러스성 출혈열 증세를 보여 서부 홍해 연안 제다의 한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에볼라 전체 감염 환자 숫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로는 4일 현재 서아프리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에서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천603명이며, 이 가운데 887명이 사망했다.

에볼라가 확산되면서 각국과 국제기구는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시에라리온은 환자격리 조치 등을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한 동시에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축구 경기를 무기한 취소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도 에볼라 대책이 공식 논의됐다.

미국 실비아 매슈스 버웰 보건복지장관과 톰 프리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정상회의 첫날인 4일 알파 콘데 기니 대통령, 라이베이아 및 시에라리온의 고위 관료들과 별도 회담을 하고 에볼라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고 국무부가 5일 밝혔다. 이들 3국은 에볼라가 발생한 지역이다.

WHO는 6∼7일 이틀간 에볼라 대책을 논의하고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 선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서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 중 한 명인 낸시 라이트볼(59) 간호사가 5일 귀국해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라이트볼은 이날 오전 11시께 최첨단 방역장치를 갖춘 특별 호송기 편으로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쪽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구급차를 타고 에모리대 부설 병원으로 이송됐다. 라이트볼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병세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에볼라 의심환자는 에볼라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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