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소속 상원의원인 사이다 와르시(43) 외교담당 부장관은 5일(현지시간) 1천868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가자 사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며 부장관직에서 사퇴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의 현직 각료가 가자 사태에 항의해 사임한 것은 처음으로, 와르시 의원은 캐머런 총리의 가자 정책은 도덕적으로 온당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와르시 의원은 캐머런 총리가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비난하지 않고 불분명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에 반발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총리에게 제출한 사퇴 서한에서 "가자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식과 외교적 수사는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국익 저해는 물론 장기적으로 국가적 평판도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와르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큰 실망 속에 총리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정부의 가자 정책을 더는 지지할 수 없다"고 사퇴 심경을 밝혔다.
와르시 의원은 이에 덧붙여 가자 사태 종식을 위해 국제 사회가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에는 가자 지구의 민간인 피해 확산을 우려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대해 즉각적인 무력 사용 중단을 호소하기도 했다.
보수당에서는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와르시 의원에 동조해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에 대해 영국 정부가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여름 휴가차 포르투갈에 머무는 캐머런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와르시 의원의 사퇴는 유감"이라며 "가자지구의 무력 충돌은 조건 없이 즉각적으로 중단돼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이민 2세인 와르시 의원은 2007년 보수당 상원의원으로 임명됐으며 캐머런 총리가 집권한 2010년에는 보수당 공동의장 겸 무임소 장관으로 발탁돼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외유 논란에 휘말려 요직에서 밀려나 외교담당 부장관으로 후퇴한 뒤로는 이슬람 외교 정책을 놓고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