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나이지리아 정부군이 민간인 학살"

비디오 공개하며 '전쟁범죄' 규정…반군 포로 600명 처형

급진 이슬람 반군 보코하람 소탕전을 벌이고 있는 나이지리아 정부군이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가 5일 (현지시간) 밝혔다.

앰네스티는 나이지리아 정부군의 민간인 학살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나이지리아 정부군이 600명이 넘는 반군 포로를 처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촬영한 동영상에는 정부군 장병들과 정부군 측 민병대원들이 16명의 남성을 줄 세워 놓고는 차례로 목을 벤 뒤 시신을 구덩이에 던져넣는 모습이 담겼다. 희생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앰네스티는 민병대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지원하는 준 군사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앰네스티의 고발은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정부 측 민병대가 인권을 짓밟고 있다는 최근 AP 보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정부군이 전투 현장에서 국제적 규범을 준수하고 있다며 AP의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이번 고발에 대해 나이지리아 국방부 대변인 크리스 올루콜라데는 비무장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군인들을 찾아내려고 앰네스티가 공개한 동영상을 분석하는 중이라며 잘못이 드러나면 누구든 엄벌에 처하겠다고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

동영상은 보노 주에서 익명의 고발자가 앰네스티에 제공했다. 보노 주는 보코하람이 창설된 곳이며 그들이 가장 강력한 세력을 구축한 본거지다.

앰네스티는 이 동영상이 '나이지리아에서 자행된 숱한 전쟁범죄를 보여주는 산 증거'라며 동영상에 등장하는 무장 군인은 정부군이 틀림없다는 점을 복수의 군 당국자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앰네스티의 사릴 셰티 사무총장은 "반군이나 정부군 모두 마구잡이로 극악무도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정부 측 민병대가 수시로 재판도 없이 사람을 즉결처형하곤 한다는 잦은 고발이 사실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동영상 일부는 보코하람 반군이 지와 지역 포로수용소를 습격해 수백명을 풀어준 지난 3월14일 촬영됐다. 당시 정부군과 민병대는 반군이 풀어준 사람 중 600여 명을 다시 붙잡아 살해했다고 앰네스티는 주장했다.

앰네스티에 따르면 올해 보코하람 반군 소탕전 와중에 반군과 정부군의 손에 4천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 양측의 전투가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4년 동안 숨진 민간인이 3천600명인 사실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를 이슬람화하려는 무장 반군이다. 인구 1억7천만명의 나이지리아는 북부는 이슬람 신자가 많고 남부는 기독교 신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보코하람 반군은 지난 4월 소녀 200여명을 납치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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