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국경 병력 배증…전투태세 전환"< NYT>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주둔한 병력을 대거 증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친 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움직임에 언제든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방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몇주 사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배치한 병력을 총 17개 대대로 이전보다 배 가까이 늘렸다.

또 보병과 기갑, 포병, 방공 등의 병과를 두루 갖추고 언제든 전투에 임할 수 있는 부대로 재편했다. 병사의 수는 1만9천∼2만1천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8기였던 첨단 지대공 미사일이 14기로 늘어나는 등 화력이 크게 확충됐고 30여개의 포병부대도 배치됐다.

러시아가 병력을 확충한 정확한 의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상대로 정치적인 해법을 압박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러시아가 원하는 정치적 해법은 우크라아나 동부 지역에 최대한의 자치를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친 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이 패배할 조짐을 보일 경우 곧바로 군사 개입에 나서겠다는 경고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미국 정보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도네츠크로 진군하는 등의 방식으로 반군을 몰아붙일 경우 푸틴 대통령이 평화유지 작전이라는 미명 하에 군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그것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옵션"이라며 "만약 푸틴이 (파병을) 결정해야 한다면 사전 경고 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우크라이나 군이 더 많이 성공할수록 러시아의 군사개입 압박도 커질 것"이라며 이런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NYT는 러시아가 국경지역 군사력 증강과 때를 맞춰 지난 4일부터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공군 군사훈련에 돌입한 것도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개입할 때에도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준비상황을 숨겼기 때문이다 .

NYT는 러시아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러시아나 서방권 모두 서로가 최고라고 여기는 수단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대치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는 결론을 가능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 정부와 긴밀한 금융권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고도로 계산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는 쪽을 선택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에게 가장 자신있는 수단은 러시아가 언제든 군사력을 결집할 수 있고 나아가 필요하면 기꺼이 군대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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