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심에 있던 선수가 바로 유원상(28, LG)이었다.
유원상은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 3승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 중이었다. 성적만 보면 평범한 중간 계투 요원이다.
일단 류중일 감독은 최근 구위를 보고 뽑았다. 또 롱릴리프로 활용할 계획으로 유원상을 합류시켰다. 류중일 감독은 "초반에 조금 안 좋았지만, 갈 수록 좋아졌다. 상대 팀 투수지만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길게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원상은 11명의 투수 가운데 좌완 차우찬(삼성)과 함께 사실상 유이한 롱릴리프 자원이다. 물론 류중일 감독은 이재학(NC)과 이태양(한화)에게도 선발과 함께 롱릴리프라는 두 가지 임무를 맡길 계획이지만 순수 불펜은 아니다. 이처럼 발탁 이유를 설명했음에도 유원상의 대표팀 발탁에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유원상도 이를 악물었다. 대표팀 발탁에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면서 조용히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리고 최근 연일 호투를 펼치면서 대표팀 발탁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유원상은 대표팀 발탁 이후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7월29~31일 열린 삼성과 3연전에서 3⅓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볼넷이 없었고, 삼진도 5개나 잡을 정도로 공에 힘이 있었다.
특히 지난 4일 넥센전은 유원상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유원상은 선발 신정락이 3⅔이닝 만에 강판 당하면서 5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평소보다 다소 이른 등판이었지만, 3이닝을 뚝심있게 막아낸 뒤 8회초 셋업맨 정찬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5회 유한준에게 내준 안타가 전부였다. 6~7회는 모두 삼자 범퇴였다.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에 뽑은 이유인 롱릴리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