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으로 인해 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일부는 일가족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는 흙더미 속에서 가까스로 구조되는가 하면 생사의 기로에서 모정과 효성 등 가족애를 발휘한 사연도 공개돼 중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운남신식보 등 현지 언론들은 4일 피해주민들의 안타깝고도 절절한 사연들을 속속 발굴해 보도하고 있다.
루뎬(魯甸)현 룽터우산(龍頭山)진에 사는 뤄파밍(羅發明)씨는 지진 발생 당시 아내와 함께 밭에서 약초를 따고 있었다. 이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급히 집으로 뛰어갔다. 집안에 머물고 있던 아들 4명이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부부는 집에 있던 아이 넷을 호미와 곡괭이를 들고 가까스로 구출했지만, 일부는 뼈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다치는 등 상당히 다쳤다고 한다.
두 부부는 아이 둘을 하나씩 둘러업고 10여㎞를 달려 병원으로 데려갔고 이들은 치료를 받은 끝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10살, 6살, 4살, 2살인 이 아이들은 쓰러진 찬장과 무너진 벽 사이에 일부 공간이 생기는 바람에 소중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세 살짜리 아들을 끌어안고 1시간 이상 뛴 끝에 병원으로 데려온 어머니도 있었다. 지진으로 머리와 다리를 심하게 다친 탕(唐)모 군은 어머니의 품에 안겨 병원에 도착해 현재 CT쵤영 등 검사를 받고 있다.
루뎬현의 한 중년남성은 지진으로 허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하는 94세 노모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모셔왔다.
이 남성은 나무막대로 들것을 손수 만들어 주변 친척들과 함께 번갈아가며 2시간 이상 온 힘을 쏟은 끝에 가까스로 어머니를 모셔올 수 있었다.
올해 43세인 양젠궈(楊建國)씨는 지진 발생 직후 자신이 건물에서 빠져나온 뒤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더미에 다시 들어가 2명을 맨손으로 구출해 중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군 제14집단군 소속 구조대원들은 콘크리트 바닥을 뚫는 등 3시간의 노력 끝에 매몰된 여성 1명을 무사히 구출했다.
또 청두(成都)군구 소속 부대원들은 언색호(堰塞湖) 주변에 무너져 내린 집에서 소녀 1명을 구출해 냈다.
이 소녀는 약간의 기력이 남아 있는 듯, "아프다", "잠을 자고 싶다"는 두 마디 말을 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진앙인 룽터우산진에서 1949년에 지어졌다는 3층짜리 목조건물도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고 건재해 이곳에서 잠을 자고 있던 여자아이 2명의 목숨을 지켜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주변의 목조건물이 모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지만 이 건물은 지진을 버텨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속출했다.
이번 지진은 조금만 늦게 고향집에 왔다면 무사했을 일가족 6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갔다.
희생자들은 자매와 아이들 셋, 조카 등 6명으로 청두(成都)에서 전날 고향집을 방문하자마자 지진이 나는 바람에 숨지고 말았다.
딸과 손자를 한꺼번에 잃은 노인은 너무도 상심이 큰 나머지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쿤밍(昆明)에서 근무하는 궈타이룽(郭太榮)씨는 고향인 루뎬현에 사는 친척과 친구들이 무사한지를 애타게 수소문했다.
그는 고향집 인근에서 1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중 삼촌 일가족 3명도 포함돼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온천욕을 하다 지진을 겪은 왕슝(王雄)씨는 떨어진 돌에 맞아 고모가 숨지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밖에 룽터우산진 룽취안(籠泉)촌에서는 1명의 생존자와 4구의 시신이 발견되는 등 생존자와 비교하면 시신 숫자가 많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중국 군은 헬리콥터를 진앙에 파견, 도로가 끊긴 상황에서 부상자들을 다른 지역의 인근 병원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