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가 살해한 직장 동료가 외국인이라고 거짓 진술한 사실이 밝혀지고, 두 시신의 사망 시기와 유기 경위 등 중요한 진술들을 아직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이 씨의 진술을 받는 대신 주변 조사와 추가 증거들을 모아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 "100만원 주고 시신 옮겼다…공범 가능성?
이 씨는 검거 당시 "살해한 시신은 외국인 남성…100만원을 주고 어떤 사람에게 그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경찰청 지문 대조 결과, 이 씨가 외국인 남성이라고 지목한 시신은 직장 동료인 한국인 남성 A(49) 씨로 거짓임이 밝혀졌다.
경찰은 거짓과 오락가락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춰 이 씨의 진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일부러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여성인 이 씨 혼자서 성인 남성을 살해했다는 점에 공범 가능성이 제기됐다.
A 씨를 살해한 시기와 경위 등에 대해 이 씨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도 의구심을 낳았다.
하지만 이 씨는 "한 때 몸무게가 100kg에 달하는 등 힘이 셌다"며 단독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의 주위에 많은 남성이 등장하는 점을 주목하며 공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씨는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29일 또 다른 한국 남성 B(59) 씨와 함께 있었으며, B 씨의 집에서 상당 기간 같이 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리랑카 출신의 한 남성은 이 씨를 검거할 당시 숨겨둔 사실을 20여 분간 부인하다가 실토하기도 했다.
◈ 남편은 모자(母子) 진술대로 자연사했을까
이 씨는 그동안 "A 씨를 살해한 건 맞다"면서도 "남편은 집에 돌아와 보니 베란다에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큰 아들(28)도 이 씨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큰 아들은 경찰조사에서 "10년 전 아버지가 집 안에서 숨졌는데 어머니와 함께 시신을 옮겼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자연사한 이 씨의 남편 박모(51) 씨의 시신을 왜 10년 동안 유기한 것일까.
이 씨는 "무서웠고 경찰조사를 받는 게 힘들 것 같아서 신고하지 않았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진술을 했다.
이들의 진술이 사실이라도 박 씨의 사체를 은닉한 혐의로는 모자가 처벌을 받을 수 없다. 사체은닉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지난 6월 4일까지 사용한 박 씨 명의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지난해 12월 남편 박 씨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작은 아들과 자신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10년 전 시신에서 지문이 채취돼 신원이 확인된 점도 의문스러운 대목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포천경찰서는 지난 3일 우선 이 씨에 대해 A 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만을 적용해 구속했다.
경찰은 현재 박 씨가 살해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 씨 모자(母子)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하고 있다.
또 박 씨의 사망 원인과 경위 등을 밝혀내기 위해 친인척 조사와 이 씨의 의료기록 검토 등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