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레드 셔츠' 운동가, 군부 고문 폭로 파문

태국에서 이른바 '레드 셔츠' 운동가가 5월 쿠데타 직후 군부로부터 고문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여성 레드 셔츠 운동가인 끄릿수다 쿤나센은 최근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쿠데타 직후인 5월 28일 군부에 체포돼 27일 동안 감금돼 있으면서 신체적 고문과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를 붕괴시킨 군부는 5월 22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친탁신파 정치인과 레드 셔츠 운동가 수백 명을 체포하거나 소환했다.

군부는 이들을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십일 동안 감금했다가 석방했으나, 군부로부터 고문당했다는 주장은 그동안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기자회견이나, 비록 군부가 제공한 것이기는 하나 언론에 배포됐던 비디오 영상을 통해 자신들이 감금돼 있던 동안 군부로부터 잘 대접받아 큰 불편 없이 지냈다고 밝히곤 했었다.

끄릿수다는 이번 유튜브 영상에서 군부가 자신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고문했으며, 여성 병사가 자신의 눈을 가리고 목욕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감금돼 있던 동안 좋은 대접을 받았다고 밝힌 비디오 영상은 군부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 불법 무기 등과 관련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한때 사망설이 돌았던 끄릿수다는 감금됐던 동안 탁신 전 총리를 무장 공격 행위와 연루시킬 것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끄릿수다는 현재 유럽으로 출국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군부가 정치적 반대파들을 고문과 위협으로 침묵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부는 계엄령을 통해 정치 집회, 치안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정보 유포와 선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군법재판 회부를 경고하고 있어 군부에 대한 비판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군부는 이와 관련, 끄릿수다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그가 이같은 주장을 제기한 배경과 시기가 의문시된다고 주장했다.

군 대변인은 그동안 정치적 이유로 소환되거나 구금된 인사들을 모두 잘 대우했다며, 이번 동영상의 불법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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