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4명 '유병언 별장 비밀공간' 제보받고 묵살(종합)

경찰청, 순천경찰서 전격 감찰 착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제보 전화를 순천경찰서 경찰관 4명이 받았으나 묵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동안 제보자와의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은 4일 "순천서가 시민의 제보전화를 받고도 합당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감찰에 착수해 정보과 경찰관 3명과 수사과 경찰관 1명이 각각 제보자와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앞서 순천에 거주하는 J(59)씨는 "TV에서 '검찰이 유씨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놓쳤다'는 뉴스를 보고 5월 26일과 28일 두차례 순천서 정보과와 인천지검에 전화를 걸어 비밀공간의 존재 가능성을 알려줬다"고 지난달 24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순천서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J씨와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J씨가 '114 이용 사실증명원'을 발급받은 결과 검찰이 송치재 별장을 급습한 다음 날인 5월 26일과 이틀 후인 28일 J씨가 순천경찰서 정보과에 전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순천경찰서는 뒤늦게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청은 순천서의 통화내역 조회에서 J씨의 통화 기록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직접 외부에서 순천서 정보과에 전화를 하고 통화내용을 조회해 보니 컴퓨터 오류 때문인지 모든 통화내용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때문에 지난번에 통화 사실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청은 이 직원들이 J씨와 전화상으로 어떤 대화를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은 순천서를 상대로 유씨 변사체에 대한 초동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점에 대해 감찰을 하기로 했으나 유씨 변사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감찰을 벌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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