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에 감염된 자국민을 송환한 미국에서 감염 우려 여론이 비등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에볼라 공포'로 인한 사회적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WHO는 6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고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세계적 비상사태는 질병의 심각한 확산으로 각국에 공중보건상의 위험이 급증해 국제적 대응과 공조가 필요할 때 선포된다.
WHO는 긴급회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할 방안을 논의해 각국에 이행을 권고할 예정이다.
앞서 WHO의 마거릿 찬 사무총장은 1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3국 정상과 만나 서아프리카에서의 에볼라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찬 사무총장은 "에볼라 확산 속도가 통제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파멸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인명피해는 물론 심각한 사회경제적 혼란이 발생해 타국으로 번져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 대중의 감염 위험은 그리 크지 않다. 강력한 조치와 지원을 통해 에볼라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729명의 사망자가 발생,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1970년대 중반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는 서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3국은 접경지역의 에볼라 바이러스 진원지를 격리구역으로 설정, 출입을 통제했다.
이들 국가는 이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휴교령을 내리며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피해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응 노력에도 '감염 공포'는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라이베리아에서 의료 봉사를 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민 2명을 차례로 송환, 격리치료를 받게 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에 100통이 넘는 항의 전화가 걸려오는 등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체액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에볼라 공포'를 이용해 독재에 나설 것이라는 음모론마저 일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에서도 덕성여대가 유엔여성기구와 함께 4일부터 개최하는 국제행사에 아프리카 11개국 30명이 참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덕성여대는 일단 에볼라 사망자 발생국인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의 참가를 취소했지만 대회 자체를 열지 않거나 아프리카 학생의 참가를 모두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4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아프리카 정상회의도 에볼라 확산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대통령이 에볼라 대응을 이유로 불참키로 했고 기니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