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적 판단력 있는지 의문
-이정현이 지역구도 타파? 일반화 못해
-야권단일화, 유권자는 피곤할 지경
-김기춘, 세월호 청문회 당당히 나와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7.30 재보선... 여당은 활짝 웃었고 야당은 참혹했습니다. 야당은 정권을 심판해달라 유권자에게 말했지만 유권자들은 거꾸로 야당을 심판한 셈이 됐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이 정부가 보여준 무능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을 재신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연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을 재신임한 것은 맞는 것일까요?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와 함께 이번 재보선 결과를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상돈>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이번 재보선 결과 보셨을 텐데 어떤 부분에 주목하셨나요?
◆ 이상돈> 현재 민심의 추세로 볼 때 야당이 한 2석은 더 얻는 게 정상이라고 보죠. 그런데 야당이 오히려 2석을 잃어버렸지 않았습니까? 그건 변명할 이유 없이 야당의 참패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또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이 전남 순천곡성이었습니다. 이정현 홍보수석의 당선이었는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이상돈> 이정현 후보도 저도 잘 알죠. 본인의 노력은 대단한 겁니다.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건데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이정현 의원의 성공을 두고서, 지역구도 타파라고 일반화하기는 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김한길, 안철수 두 전 대표가 호남을 너무 홀대하고 제멋대로 공천하지 않았습니까? 이번만이 아니라 지난번에 6. 4지방선거에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호남지역에서 특히 전남에서 기초단체장을 3분의 1을 무소속한테 뺏겼지 않습니까? 유권자들이 야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표명한 거라고 봅니다. 그런 반사이익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지역구도 타파까지는 아니고 공천문제 그리고 호남 홀대가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것 같은데요. 그 외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 이상돈> 야당이 패배한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의 리더십이 취약했다고 보는 것이죠. 특히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는 과연 정치적인 판단력이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죠. 다 아시다시피 지방선거를 앞두고서 자기가 새누리당을 심판하겠다고 하면서 제 3당을 만들어서 후보를 다 내겠다고 하면 그건 야권 전체의 공멸 아닙니까? 불보듯 뻔한 거고 여론에 밀려서 능력부족으로 한계에 달해서 합당을 했는데, 합당의 명분이라는 게 기초단체선거 불공천이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불공천하겠다고 했는데 그대로 했으면 정치적 자살행위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야권 참패도 불보듯 뻔했죠.
그것도 마지막 판에 번복을 하고. 그래서 지난번 지방선거도 이런 것 때문에 민심이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것인데, 이번 재보선에서는 또 두 사람이 그냥 공천을 자기네들 소유물처럼 그야말로 전횡을 했지 않습니까? 독선적으로 공천을 해서 오늘날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거죠. 두 사람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야권단일화, 후보단일화 아주 굉장히 피곤합니다. 그래서 야권지지 유권자들은 야당에서 공천후보를 내면, 저게 진짜 후보인지 좀있다 그만둘 사람인지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공천해서 어떻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겠습니까? 아주 단일화 같은 것은 유권자들이 피곤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야권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단일화가 항상 진행되는 그런 과정들 자체도 보기 싫은 일일 것이다....
◆ 이상돈> 이제는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고 보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그리고 사실상 야당에게 유리한 조건들이 많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정부의 무능함이라든지 또 인사정책 실패라든지 이런 것을 놓고 보면 야당이 완패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또 근본적인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런 분석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 이상돈> 근본적인 원인도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마는, 뭐니뭐니해도 야권의 분열상황 같은 것도 크다고 봅니다. 현행의 비례대표제의 좋은 뜻을 좀 진보정당 소수 정당이 악용했다고 그럴까요. 그래서 지역구에는 몇 안 나오지만 비례의원이 많이 나오는 그런 것에 일종의 재미를 들인 것 같아요. 그리고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죠. 과거 민주당은 거기에 그냥 발목을 잡혀서 항상 순발력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과정이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이른바 야당이 너무나 진보정책, 진보 이데올로기에 집착해 있다가 지난번에 총선, 대선을 실패한 거 아닙니까? 그래서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 안철수 전 대표를 영입했는데 그 과정이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래서 결국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사퇴를 했고요. 또한 수원 팔달에 출마했던 손학규 고문이 정계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정국 어떻게 보십니까?
◆ 이상돈> 현재 앞으로 새누리당은 변화할 것이 없습니다. 이대로 가는 거죠. 그 반면에 야당이 이번에 기회를 잘 이용을 해서 뭔가 변화를 가져오고 혁신을 할 것 같으면, 저는 그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과거와 같은 분열... 특히 선거 때마다 단일화, 연대 그것에 발목을 묶여 있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이미 유권자들은 거기에 대해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과감하게 혁신할 정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 없느냐. 또 새로운 인물을 영입을 해서 외연을 넓힐 수 있나... 그리고 또 특히 이제는 진보정책. ‘세금을 많이 걷어서 복지를 대폭하겠다’ 이런 정도의 정책으로서는 집권하기가 좀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사회의 연령구조의 변화랄까, 젊은층의 의식변화, 경제구조의 변화 이런 것에서... 그래서 저는 영국에서 노동당이 보수당한테 십 몇 년 동안 지다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제3의 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당정책을 상당히 우클릭해서 집권에 성공하고 십 몇 년간 장기집권을 했죠. 저는 그런 것을 현재 야당이 배워야 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제 새누리당 얘기로 넘어가보도록 하죠. 이번 선거, 새누리당의 압승인가요?
◆ 이상돈> 그렇게 생각하면 착시죠. 왜냐하면 구조적으로 재보선은 투표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높은 연령층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승리라고 생각하고서 거기에 빠져 있으면 큰 선거에 실패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선거결과를 갖다가 새누리당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하는 것이 앞으로 큰 선거에서 계속 성공하느냐, 더 큰 실패를 하느냐, 그런 갈림길에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착시’라고 말씀하셨는데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재신임이다, 이 정도 해석은 가능할까요?
◆ 이상돈> 저는 그걸 재신임이라고 해석하면 현 정부, 집권세력이 큰 실패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겸허하게 민심을 수용하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같은 것도 진취적으로 수용해야만 됩니다. 물론 이 특별법의 주된 영역은 진상조사지, 배상이나 보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근원적으로 법원의 영역이죠.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 그리고 특히 피해자인 유가족 분들은 진실을 알기를 원하는 거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 집권여당이 전향적으로 나와야만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세월호 특별법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그 얘기로 한번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전향적으로 해야 된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현재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가 답보상태거든요. 김기춘 실장이라든지 정호성 비서관이라든지 유정복 전 장관 등 문제입니다. 이 분들 나와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상돈> 대통령의 비서실이 이러한 의회의 조사에서 특권이 있냐, 없냐에서는 이미 미국에서 다뤄진 바가 있습니다, 법원 판결로. 그러한 특권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대통령의 특권속에... 따라서 합리적인 의심이 있고 그 결과 조사할 권한이 있는 사항이면 특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대통령에 특권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주요쟁점이 됐던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 이것이 새누리당쪽에서는 사생활이다, 이런 입장도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사생활은 없다라고 봐야 될까요?
◆ 이상돈> 물론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정치인들은 사생활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래도 저녁 6시 이후는 사생활이 좀 있을 수 있죠. 그러나 특히 대통령이 그 시점에 뭘 했는가 하는 것, 이런 것은 국민이 알권리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도 9. 11 사태 났을 때 좀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그해 여름에 휴가를 한 달인가 갔어요. 그래서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휴가를 갔다가 이런 일을 초래하지 않았느냐, 그 당시 안보보좌관은 뭘 했느냐 하는 것이 논란이 됐지만... 9. 11테러는 국가적인 비극이기 때문에 그런 면은 나중에 다뤄졌지 (그 당시에는) 논의가 안 됐죠. 그런데 이번 사건은 총체적으로 우리 정부기관의 무능이 이런 면을 초래한 면이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과연 어떻게 이런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에 대해서 왜 이렇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많은 인명이 희생돼야 했는가에 대해서는 성역없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김기춘 실장이나 정호성 제1비서관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상돈> 구체적으로 제가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요. 그분들이 책임질 지위에 있는 사람 같으면 저는 당당하게 나와야된다고 봅니다. 책임질 사람은 특히 비서실장 아니겠습니까? 청와대의 총 책임자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 문제 가지고서 여당이 전체적인 의회 조사나 특별법의 조사대상을 거부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상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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