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터지면 못말린다 '명품슈터' 조성민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농구대표팀과 뉴질랜드 농구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한국 대표팀 조성민이 3점슛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jordanh@cbs.co.kr)

조성민(31·부산 KT)이 왜 남자농구의 간판 슈터이자 대표팀의 에이스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승부였다.

31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농구 대표팀과 뉴질랜드 농구 대표팀의 평가전.

배우 이상윤과 서지석, 인기가수 가희 등이 이날 코트사이드 좌석에 앉아있었지만 이날의 연예인은 위기 때마다 등장해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해낸 조성민이었다.

대표팀은 전반까지 22-33으로 뒤졌다.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뉴질랜드를 상대로 야투성공률 32%(31개 시도, 10개 성공)에 그쳤다. 3점슛은 8개를 던져 모두 놓쳤다. 한때 점수차는 15점까지 벌어졌다.

대표팀은 경기 내내 강력한 압박수비를 펼쳐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2명 전원을 고루 기용하기에 가능한 전략이다.


대표팀은 3쿼터 들어 수비 강도를 더욱 높였다. 수비가 살아난다고 해도 추격을 위해서는 역시 득점이 필수다. 조성민이 공격의 첨병으로 나섰다.

전반전까지 4점에 그쳤고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던 조성민은 3쿼터에만 3점슛 3방을 터뜨렸다.

첫 번째 3점슛이 백미였다. 27-41로 뒤진 3쿼터 종료 5분36초를 남기고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드리블 한 번으로 공간을 만든 뒤 과감하게 슛을 던져 성공시켰다.

조성민은 보통 스크린을 타고 돌아나와 공간을 확보한 뒤 슛을 던진다. 그러나 뉴질랜드를 상대로 외곽 공간 확보가 여의치 않자 자신의 힘으로 슛 기회를 만든 것이다.

감각을 찾은 조성민은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었다. 조성민은 3쿼터 막판 연이어 3점슛 2방을 터뜨려 6,523명이 찾은 홈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대표팀은 조성민의 3점슛에 힘입어 46-45,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57-57 동점이던 4쿼터 6분10초를 남기고 벤치에 머물던 조성민이 코트에 들어서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조성민은 지난 29일 뉴질랜드와의 경기를 마친 뒤 "뉴질랜드에서 당한 것을 되갚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팀내 최다인 16점을 올리며 64-58 승리를 이끌었고 뉴질랜드 원정에서 1승2패를 한 아쉬움을 달랬다.

뉴질랜드는 이날 조성민에 대한 수비를 강화했다. 위험 부담이 있는 과감한 스위치 수비로 조성민을 위한 공간 확보를 막았다. 조성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한국이 59-61로 뒤진 4쿼터 종료 3분58초 전, 조성민이 오른쪽 베이스라인 구석에서 공을 잡았다. 공을 잡자마자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였지만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슛을 던져야만 했다. 조성민이 던진 3점포는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31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농구대표팀과 뉴질랜드 농구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관중들이 대표팀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jordanh@cbs.co.kr)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조성민은 한국이 64-65로 뒤진 종료 1분46초를 남기고 다시 한번 3점슛을 터뜨렸다. 관중석에서 또 한 차례 큰 함성이 터졌다. 그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조성민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팀내 가장 많은 22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뉴질랜드에게 70-71로 분패했다. 커크 페니에게 역전 3점슛 버저비터를 맞았다. 홈 2연전은 1승1패로 마무리됐다.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모처럼 한국 땅에서 열린 농구 A매치. 조성민이 왜 대표팀의 에이스인가를 확인시켜준 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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