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2, 텍사스 레인저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뉴욕 양키스 내야진이 바쁘게 움직였다. 먼저 3루수 체이스 헤들리가 2루 베이스 뒤로 옮겼다. 그리고 2루수 브렌단 라이언은 2루와 1루 한 가운데에 선 뒤 우익수 앞까지 물러났다.
덕분에 2루와 3루 사이는 유격수 데릭 지터가 홀로 지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흔히 말하는 추신수 시프트였다. 이미 양키스는 지난 22일 텍사스와 첫 만남부터 추신수 시프트를 걸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1회말 극단적인 시프트를 뚫었다. 추신수는 구로다 히로키의 4구째 88마일 스플리터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오른쪽으로 몰린 수비가 꼼짝하지 못한 안타였다. 추신수는 엘비스 앤드루스의 2루타 때 홈까지 내달려 선취점을 만들었다.
2회말 1사 후에도 시프트를 깨기 위해 애썼다. 이번에는 번트였다. 하지만 추신수의 기습 번트는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추신수는 4회말 2사 1,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섰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정상적 수비였다면 1~2루 사이를 빠지는 타구였지만, 극단적인 시프트와 함께 1~2루 사이에 위치한 2루수 라이언을 뚫지 못했다.
6회말에도 마찬가지였다. 2사 2루에서 구로다의 89마일 스플리터를 잘 받아쳤다. 타구는 구로다 옆을 스치면서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다. 평소 같으면 중전 안타였다. 하지만 2루 베이스 근처에는 3루수 헤들리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양키스의 시프트 덕분에 중전 안타성 타구가 3루수 앞 땅볼로 둔갑했다.
추신수는 더이상 타석에 서지 않으면서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2할4푼을 그대로 유지했다.
한편 텍사스는 3-2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