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은 최근 연이어 10%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나영석 PD가 떠난 '1박 2일'은 지난해 시즌 2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 때 MBC '무한도전'과 국민 예능 자리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지만 식상한 포맷, 모호한 멤버들의 캐릭터 등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은 '1박 2일'의 시청률은 매번 한 자릿수를 맴돌았고, 더 이상 국민 예능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절치부심한 '1박2일'은 시즌 3, 유호진 PD가 키를 잡으면서 반전을 꽃 피웠다. 시즌3 연출자 유호진PD는 제작진 대 출연자 구도의 게임으로 멤버들을 독하게 몰아갔다. 유 PD와 멤버들의 쫓고 쫓기는 두뇌 싸움이 펼쳐졌고, 급기야 더위 탈출 편에서는 멤버들이 도망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멤버들에게 더위 탈출에 대한 간절함을 이끌어낸 유 PD의 역량에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고 해서 만년 대결 구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융통성 없게 멤버들을 몰아가다, 홀로 멤버들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유 PD와 멤버들 간의 관계성을 엿볼 수 있다.
유 PD의 능숙한 완급 조절은 시청자들이 다시 '1박 2일'로 채널을 돌리게 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시즌 1을 그리워하던 일부 시청자들은 유 PD에게서 나 PD의 분위기를 찾기도 한다. 유 PD가 멤버들과 보여주는 관계성이 나 PD와 비슷하며,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는 평가다.
새로운 멤버들의 투입도 활력소가 됐다. 정준영, 김준호, 김주혁, 데프콘 등은 '1박 2일'에서 각자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역시 '1박 2일'처럼 새로운 시즌을 맞으면서 시청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가수 김진표의 합류로 논란과 함께 시작한 시즌 2는 이후에도 아빠와 아이를 비롯한 멤버들의 관계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여행 포맷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환, 류진 등 아빠들 캐릭터가 자리를 잡고, 새로 투입된 정웅인의 딸 세윤이 맏언니로 활약하면서 분위기 회복에 성공했다.
'아빠! 어디가?'와 치열한 접전 중인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슈퍼맨'은 새로운 멤버였던 배우 김정태의 선거 유세 논란, 편성 꼼수 논란 등으로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공교롭게도 '아빠! 어디가?'의 세윤 합류 시기와 겹쳐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쳤고, 결국 '슈퍼맨'은 '아빠! 어디가?'에 1위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반전의 계기는 '아빠! 어디가?'와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가족, 장윤정-도경완 부부와 송일국 가족을 맞이하고, 아기 출연자들이 성장해 캐릭터가 구축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특히 이전부터 가족사로 이슈가 됐던 장윤정-도경완 부부의 신혼 생활부터 출산까지 공개해 단번에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