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30일 치러진 7·30 재보선은 '11 대 4'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새누리당은 1990년 3당합당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전남지역 당선자를 내면서 '호남 침투로'까지 개척해냈다.
새누리당은 6석이 걸려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에서 무려 5석을 가져갔다. 서울 동작을 나경원, 경기 수원을 정미경, 수원병 김용남, 김포 홍철호, 평택을 유의동 당선자가 주인공이다.
이번 새누리당의 수도권 승리는 후보단일화가 더 이상 야권의 필승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나경원 당선자가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의 피말리는 접전 끝에 929표차(득표율 1.21%차) 신승을 거뒀지만, 새누리당은 수원정을 제외한 경기도 지역에서는 7~17%의 득표율차로 승리를 지켜냈다.
새누리당은 창당(민주자유당) 24년만에 처음으로 전남에서 당선자를 내는 데도 성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정현 당선자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1만1204표차(득표율 9.11%차)로 여유롭게 제쳤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박근혜의 심복'에게 안방을 내준 셈이 됐다.
이밖에 텃밭이던 영남의 2개 선거구, 충청지역 3개 선거구도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부산 해운대·기장갑 배덕광, 울산 남구을 박맹우, 대전 대덕 정용기, 충북 충주 이종배, 충남 서산·태안 이종배 후보가 당선됐다.
11석의 의석을 추가하면서 새누리당은 158석의 거대여당으로 재편된다. 이번 재보선에 9개 지역구를 내놨던 새누리당은 선거 초반 '세월호 심판론', '인사 참사' 등으로 과반의석 붕괴까지 우려했었다. 그러나 본전을 능가하는 대성과를 내면서 박근혜정부 후반기 정국 주도권까지 덤으로 가져가게 됐다.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보선에 내놨던 5개 의석 가운데 4개만 되찾았다. 통합진보당 의석이던 순천·곡성까지 감안하면 6석을 확보했어야 사실상 본전이었다는 점에서 참패에 해당한다.
당선자는 경기 수원정 박광온, 광주 광산을 권은희, 전남 나주·화순 신정훈, 담양·함평·영광·장성군 이개호 후보 등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체 의석수는 126석에서 130석으로 바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대권주자급인 손학규·김두관 등 거물 정치인을 잃고, 호남의 안방을 새누리당에 내주면서 야권 후보단일화의 한계를 확인한 셈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 요구 등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선거 승리가 확정된 뒤 "이번 선거 결과를 볼 때 국민들의 뜻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경제를 활성화시켜 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달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저희가 부족함을 보여 정부여당을 견제하고자 하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아 안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