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표 로봇물고기, 거짓말로 조작된 '대국민 사기극'

감사결과 로봇물고기 성능보고서·발표자료 모두 조작된 것

로봇물고기 (사진=감사원 제공)
4대강 수질관리 목적으로 6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개발된 '로봇 물고기'가 사실은 개발 실적을 거짓으로 조작한 대국민 사기극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로봇물고기 등 산업기술분야 R&D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산업기술연구회 등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원주대학교 등 3개 기관에서 지난 2010년 6월부터 3년간 '생체모방형 로봇시스템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4대강 수질관리를 위해 로봇 물고기를 풀어 넣겠다'고 공언한 뒤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자료사진)
그리고 지난 2012년 8월 주관 기관인 산업기술연구회는 연구과제에 대한 최종평가를 실시했고 평가점수 100점 중 총 86.2점을 받아 성공(60점 이상)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알고 보니 최종평가 실시 당시 로봇물고기의 성능이 상당 부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생산기술연구원 등은 이를 누락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생산기술연구원 등은 로봇물고기의 유영속도(m/s)·이항거리(km), 생태모니터링을 위한 장착가능센서(종), 수중 통신속도(bps)·통신거리(m), 위치 인식오차(m), 군집제어를 위한 개체 수(대) 등 정량목표 가운데 이항거리와 인식오차, 개체 수 등은 최종 결과보고서에 아예 기재하지도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로봇물고기를 개발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발표자료를 조작했다는 데 있다.

감사결과 유영속도의 경우 결과보고서상으로는 1.8m/s에 불과했지만, 발표자료에는 목표치인 2.5m/s라고 결과를 조작해 발표했다.

이뿐 아니라 미기재한 이항거리와 인식오차, 개체 수 등도 발표자료에는 각각 1km, ±5m, 3대 등으로 목표치에 도달한 것처럼 조작해 발표한 것으로 감사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발표내용을 조작한 것은 물론 실제 결과보고서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전문가가 참관한 가운데 실제 로봇물고기의 성능을 시험하는 실환경 테스트를 실시했고 그 결과 역시 충격적이다.

당초 실환경 테스트에서는 3대 이상의 수중로봇을 이용해 성능 등을 확인할 예정이었으나, 그간 제작된 로봇물고기 9대 중 7대가 고장 난 상태여서 군집제어 성능 등은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어 테스트 결과 유영속도는 목표치인 2.5m/s의 1/10에도 못 미치는 0.23m/s 였다.

또, 생산기술연구원 등은 수온과 산성도 등 측정센서 5종을 장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환경 테스트에서는 테스트 중 수질측정센서가 장착된 수중로봇의 작동이 중단돼 전기전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측정조차 할 수 없었다.

수중 통신속도와 통신 거리의 경우도 테스트에서 각각 200bps, 50m로 시연돼 목표치인 4,800bps, 500m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위치인식오차의 경우 실환경 테스트에서 확인이 불가능했으며 군집제어 개체 수의 경우에도 앞서 설명한 대로 수중로봇이 2대밖에 없어 성능을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로봇물고기 개념도 (사진=감사원 제공)
이와 함께 생산기술연구원 등이 로봇물고기 개발 과정에서 취득했다고 밝힌 한국특허 39건 중 29건(74%), 그리고 발표한 논문 39건 중 15건(38%)이 로봇물고기 연구과제의 연구결과가 아닌데도 연구성과에 포함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한마디로 4대강 수질악화 우려에 반박하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 있게 내세웠던 로봇물고기의 개발과 이어진 성공 발표는 모두 조작됐던 것으로 이번 감사결과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에서는 로봇물고기 개발 성공 발표만 믿고 4대강 사업과 관련됐다는 정치적 논란 때문에 관련 기술이 사장되고 있다는 등의 정쟁이 이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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