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과 소양강 등이 만나는 곳에 있는 중도 유적은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 발굴한 이후, 8차에 걸친 시·발굴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에 이르는 집터와 고인돌 등이 270여 기 이상 확인된 곳이다.
이번 조사 구역은 '중도 레고랜드 조성계획 부지' 내 1차 발굴조사 지역(203,127㎡)으로, 총 1,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가 확인됐다.
특히 고인돌이 강원도 지역에서 대규모로 무리 지어 확인·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이 고인돌은 부지 남쪽에서 3열로 길게 축조된 40여 기가 있으며 마을 공간 안에도 다수 분포하고 있고 밝혔다.
또 비파형동검과 청동도끼 등이 집터내부에서 각각 1점 씩 출토됐고 기원전 9∼6세기 때의 장방형 집터와 선조들이 살았던 거주지 터만 900기가 넘게 확인돼 한반도 최대 규모급 마을에 속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청동기시대 유물과 유적이 발굴된만큼 보존 가치도 높지만 레고랜드가 강원도와 춘천의 역점사업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정보 매장분과위원장은 "논의를 심도있게 해야할 것 같다"면서도 "중요 문화재는 보존하면서 레고랜드 사업도 병행할 수 있도록 윈윈하는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는 다음 달 말 전체위원 회의에서 유적지 보존과 범위, 개발과 관련한 논의를 거쳐 결과를 문화재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유적지 보존 대책을 강구해 문화재위원회에 전달했다.
강원도 김만기 레고랜드추진단장은 "중도에 문화재가 있는 것을 알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를 잘 이전하고 관리를 하려고 역사 박물관을 이미 건설할 계획도 갖고 설계도 이미 마친 상태"라며 "문화재 보존도 충족시키고 레고랜드도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고고학적 가치에 주목해 유적지 보존에 무게를 두고 레고랜드사업을 전면 수정하거나 재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강원시민사회단체 유성철 사무처장은 "시민 입장에서 얘기를 한다면 대규모 유적지가 발굴됐기 때문에 행정이나 전문가들이 밀어 붙이는 방식은 안 된다"며 "레고랜드 사업 추진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7번째, 동아시아 최초로 춘천 중도에 조성되는 레고랜드 코리아는 2017년 3월 개장을 목표로 올해 10월 기반시설조성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레고랜드 모회사인 멀린사가 직접 투자한 1억 달러 등 5,011억 원을 들여 1,291㎢ 부지에 조성하는 레고랜드 코리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관광시설(호텔, 아울렛, 상가, 워터파크 등)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