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동작을 사전투표율…13%의 비밀?

[김진오의 눈]

박재홍 앵커) 김진오의 눈. 김진오 기자, 어서 오세요.

박수경이 25일 오후 인천 광역수사대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오늘 첫 뉴스 키워드는 뭘로 정하셨어요?

- 여성 호위무사. 호위무사에 호들갑입니다.

호위무사에 대한 호들갑 때문에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이 유병언 씨의 장남인 유대균 씨와 박수경 씨 검거 이후 유대균 씨의 여성 호위무사라는 박수경 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조중동 신문들과 그들의 방송사인 종편들은 박수경 씨의 사진과 행적을 연일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박 씨의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검거 압송 장면과 과거 영상까지도 반복해 내보냈습니다.

종편들은 검거된 지난 25일부터 주일인 어제까지도 유대균과 박수경의 관계, 박수경의 역할, 박수경은 어떤 여자인가 라는 등의 제목으로 토론을 하는가 하면 박수경은 미모의 태권도 심판이었다, 남편과 이혼 소송을 했다 등의 제목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채널A는 '좁은 방에서 단둘이 석 달 동안 뭐했나'라는 극도의 자극적인 보도를 했고, 전문 뉴스채널이라는 YTN도 박수경 씨에 대한 선정적 보도를 일삼고 있습니다.

YTN의 오늘 아침 자 온라인 뉴스에서는 박수경 씨의 사진을 큼지막하게 실으며 '박수경, 유대균 도피극에 가담한 이유를 들어보니' 라는 제목을 주요기사로 뽑았습니다.

종편들보다는 덜 하지만 MBC와 SBS도 박 씨의 사생활 관련 뉴스 꼭지를 내보내 유병언 일가의 세월호 참사 책임과 대균 씨의 혐의를 둔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조선일보는 박수경은 눈물 많은 여린 성격이었다는 기사를 썼고, 중앙일보는 지난 토요일에 이어 오늘 아침 자에서도 박수경 씨 검거 장면 흑백 사진을 1면에 두 장이나 썼습니다.

유대균 씨와 함께 붙잡힌 유 씨의 경호원 역할을 한 박수경 씨에 보도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세월호 참사의 본질과 책임론은 묻힌 형국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병언 씨 검거 실패와 변사체 부실한 처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이성한 경찰청장과 김진태 검찰총장의 문책론이 슬그머니 묻히고 있습니다.

대균 씨와 박수경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오늘 이뤄져 구속 여부가 결정됩니다만 몸통도 아닌 깃털에 불과한 유대균 씨와 박수경 씨 검거로 검찰과 경찰은 책임, 소임을 다한 양 득의양양해하며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죠?

여성 호위무사 박수경이 이성한 경찰청장과 김진태 검찰총장을 살렸다고…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주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두 번째 키워드는?

- 13%입니다. 모레로 다가온 재보궐 선거의 사전투표율입니다.

재보궐 선거의 13%대 사전 투표율은 전남 순천곡성과 서울 동작을에서 집계됐습니다.

특히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가 맞붙은 곡성은 무려 18.9%나 됐습니다.

이정현 후보는 곡성이 고향이거든요.

그런데 곡성은 인구 3만 1,000명으로 순천 27만 7,000명의 9분의 1도 안 돼, 순천의 표심이 당락의 절대적입니다.

그럴지라도 이번 재보궐 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이목이 집중된 순천과 동작을의 사전투표율이 13%를 넘었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결과가 자못 궁금해집니다.

일단은 이정현 효과가 아닌가 여겨집니다만 득표율로 연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15개 재보선 지역의 평균 사전투표율은 7.98%로 예상치보다 높습니다.

이러한 사전투표율이 어느 당에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놓고 양당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의 판세는 새누리당이 유리하다는 게 양당의 대체적인 전망인데 최종 표심의 결과는 모레 밤이 돼서야 알 것 같습니다.

지난해 4·24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4.78%였고, 지난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11.49%였습니다.

단식 중인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 (사진=황진환 기자)
◈ 오늘 가장 주목하고 싶은 뉴스는

- 예, 병원으로 실려가는 세월호 유가족들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면 단식 농성에 들어간 유가족 6명이 병원에 줄줄이 실려갔습니다.

고 이창현 군의 아버지가 단식 도중 쓰러져 실려간 데 이어 어제까지 6명이 단식으로 몸이 망가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극도로 악화된 몸 상태에서 시작한 단식인지라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유가족들을 돌보고 있는 의사들은 말합니다.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이 오늘로 보름째를 맞으면서 병원으로 실려 가는 유가족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들은 특별법이 통과되기까지는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그런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여야의 의견차이로 지지부진합니다.

수사권 부여 문제를 특별 검사 도입으로 절충점을 찾았으나 새누리당이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절대 줄 수 없다고 버티면서 양당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청와대를, 박 대통령을 어떻게든 보호하겠다는 의지 때문에 여·야 간 세월호 협상도 진척이 별로 없고,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도 길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본다면 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이 70~80%, 야당은 20~30%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 마지막으로 주목한 뉴스는

- 예, 징징거리는 시도지사들입니다.

17개 시도지사들은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시종 민원성 요구만 쏟아내 징징대기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카지노를 허가해 달라", "공항이나 도로, 철도,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을 위한 건설 예산을 지원해 달라", "부산의 25년 된 낡은 도시철도 전동차를 교체해 달라", "중앙 사무를 지방으로 대폭 이전해 달라"라는 등 대통령에게 뭘 해달라는 요구만 난무한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담회였습니다.

지역이 어렵다 보니 그럴 만도 하겠습니다만 중앙 정부에만 의존해 자신의 공약을 이루고 업적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도지사들의 과도한 공약이 결국 중앙정부 예속화로 연결되기도합니다.

박 대통령은 다 대주면 좋겠지만, 돈이 없어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사람이란 원래 부탁만 하면 만나기 싫어지거든요. 대통령도 시도지사들과 간담회가 적잖이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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