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뛰고' 대한항공, 지옥훈련 효과 만점

"경기를 좀 더 했으면 좋겠어요."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컵대회를 앞두고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1시간30분의 웨이트 트레이닝이 끝나면 40분 가량 달리고, 또 달렸다. 김종민 감독도 일찌감치 선수들에게 훈련 방향을 이야기했다. 물론 선수들은 "한 번은 조절해주겠지"라는 생각도 했지만, 단 하루도 봐주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리 만큼 경기가 안 풀렸다. 연습경기에서 연전연패했다. 한국전력에 0-5로 졌고, OK저축은행에도 1-3으로 졌다. 우리카드도 두 번 붙어서 1-7이라는 처참한 성적표가 나왔다. 국가대표들이 빠진 상황에서 거둔 결과라 더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대학 팀과 붙어도 이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27일 열린 컵대회 결승에서 우리카드를 3-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2011년 이후 3년 만의 정상 복귀이자, 김종민 감독의 첫 우승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경기 후 "경기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 뛰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연습경기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아졌다"면서 "선수들이 연습경기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이것 밖에 안 되나 생각이 들었을 텐데 빨리 차고 나온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계속 뛰었다. MVP 신영수는 "중간이 없었다. 할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갔다"면서 "한 번은 조절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계속 몰아쳤다. 우리끼리 '그래 한 번 따라가보자'라고 이야기했다. 다 열심히 해서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본 경기에서 나타났다.

김종민 감독도 "컵대회가 끝나도 휴가를 준 다음에 강하게 훈련을 시킬 것"이라면서 "선수들도 땀 흘린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습경기에서 패한 뒤 시키는 숙소 근처 저수지까지의 선착순은 선수들의 마음을 다시 잡는데 효과가 있었다.

신영수는 "체력훈련도 힘든데 저수지 선착순은 경기를 못했을 때 하는 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거리는 멀지 않은데 선착순이라 눈치가 보였다"면서 "다시는 지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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