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은 24일 도보행진을 하던 세월호 가족들을 경찰은 결국 막아섰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전날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행진을 시작해 이날 저녁 서울광장에 도착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추모문화제를 마친 뒤 밤 10시 20분쯤 광화문광장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그곳에서 단식농성을 하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잇는 세종대로를 경찰버스 수십대를 동원해 저지했다.
광화문 사거리에는 차벽용 차량까지 배치됐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발생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문화제 참가자들은 “추모행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밤 11시쯤 유가족들이 행렬의 선두에 서겠다고 나섰지만 경찰은 끝내 길을 터주지 않은 채 격한 대치를 이어갔다.
일부 가족들만 무교동 쪽으로 길을 돌거나 광화문역 지하통로를 이용해 광화문광장에 도착했을 뿐 이었다.
경찰은 자정이 돼서야 차벽을 열고 유가족과 참가자들의 이동을 허용했다.
앞서 서울광장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200여명을 포함한 2만 여명(경찰추산 7,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네 눈물을 기억하라’는 문화제가 열렸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시낭송과 음악회로 꾸며졌다.
문화제 도중 가수 김장훈 씨가 “이제는 그만 잊자”고 한 뒤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자 곳곳에서는 눈물을 훔치거나 유가족들을 격려하는 박수가 쏟아졌다.
또, 가수 이승환 씨가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를 부르던 중 참가들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라는 가사를 따라 불렀다.
행진 중간지점이던 국회에서 이날 만났던 단원고생 고 권순범 군의 누나(25)는 “동생 생각만 하면서 걸었다”면서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하다. 진상규명을 빨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