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경찰에서 최초에 유병언의 사체를 발견했을 때 연계성을 간과한 채 미흡한 수사를 하고 사건 수사를 지연시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향후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 밝혀내 명명백백히 국민께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급 간부들만 직위해제 당하고 자신은 책임지지 않는 점, 시신의 신원확인이 40여 일이나 걸린 점, 변사체 주변 신원추정 단서들을 간과한 점, 은신처인 별장에서 당초 수색에 소홀했던 점 등을 집중적으로 질타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 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강창일 의원은 이 청장이 수사 보고를 부하에게 대행시키려다 본인이 한 점에 대해 "사태를 안이하게 보고 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 당장 사표를 내라"고 말했다.
주승용 의원은 "시신 발견장소가 별장에서 고작 2km 떨어져 있던 점이나, 발견된 주변 유류품을 봐도 유병언과 연관시킬 수 있었다. 이걸 수사라고 할 수 있느냐"며 "순천경찰서장과 전남경찰청장은 이 책임으로 직위해제됐는데, 왜 이 청장은 직위해제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의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더욱 분발해서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종섭 안행부 장관도 "지금 사망원인 규명 등 수사상황이 진행 중이다. 경찰청장은 본인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 청장 경질에 반대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주로 검·경의 공조수사 부실 문제, 시신 신원과 관련한 유언비어 단속 문제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철우 의원은 "당초 별장 수색 때 경찰이 보초를 세워뒀다거나, 수색견을 활용했다면 유병언이 어떻게 도망을 갔겠느냐. 검·경의 공조가 안된 게 아니냐"며 "'유병언이 부활할 것'이라는 등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만큼, 신원에 대한 확실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영석 의원도 "5월 25일 별장 수색 때 검찰에서 협조요청이 있었느냐. 순천 지역 지리에 익숙한 경찰관이 많았을텐데 협조요청이 없었다면, 검찰이 경찰을 못 믿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청장은 "수색 당시에는 현장급습에 따른 보안유지가 요구돼서 검찰이 대규모 인원동원에 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아마 내일 정확한 사망경위 등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