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는 유엔 외교관 등의 말을 인용,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사건 현장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는 보도에 따라 각각 193명과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두 나라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중이고 전했다.
지난 17일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로 가다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탑승객 시신들을 실은 항공기가 1차로 네덜란드에 도착한 가운데 네덜란드는 슬픔과 분노에 잠겨 있다.
반군이 현장과 증거물을 훼손하고 국제조사단 접근을 제한하면서 네덜란드에서는 현장 확보를 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을 파견하라는 요청이 거세지고 있다. 네덜란드 최대 신문인 '데 텔레그라프'는 "더 이상 안 된다"며 개입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나토의 개입 요청은 거부한 채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국제보호군 파견에 대한 합의를 끌어냈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전했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사건 현장에 합법적으로 병력을 파견할 수는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사건현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지지가 없을 경우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수락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인 호주도 네덜란드가 주도하는 이 보호군 파견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결의안이나 성명 등을 통해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 네덜란드와 호주 정부가 이 같은 병력 파견에 반대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러시아에 접근했다고 전했으나 호주와 네덜란드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으며 유엔주재 러시아 대표부도 논평 요청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피격사건 현장 확보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프란스 팀머만스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이라면서 호주가 사건현장 확보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호주 일간 디 오스트렐리안은 정부가 검토중인 다양한 방안에 따라 최대 100명의 호주 경찰 및 군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파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