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날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이란 핵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 이란이 핵 협력 의혹은 과거 몇 차례 제기된 바 있으나 작년 11월 이란 핵협상이 시작된 이후 새롭게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란과 주요 6개국(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당초 지난 20일로 예정된 핵협상 타결시한을 오는 11월까지 4개월 연장한 상태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란과 협상을 하는 주요국들이 우려하는 분야는 북한 기술자들이 이란에 선진화된 원심분리기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북한은 명백히 P-2 원심분리기 생산기술을 터득했으며 이는 이란이 현재 사용 중인 P-1 원심분리기보다 효율적이고 이란이 개발 중인 IR-2m 원심분리기보다도 검증된 기술"이라고 밝혔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은 최초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루트를 택하고 파키스탄은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 개발을 추구해왔지만 두 나라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은 상당부분 중첩돼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간의 공개적 접촉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2월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핵협상을 잠시 멈추고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리프 장관은 '모든 나라가 평화적 핵기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리 부상은 '이란의 평화적 핵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미국이 우려하는 또 다른 북한의 대(對) 이란 기술이전 분야는 미사일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의 샤하브 3 미사일은 북한 노동미사일의 복사판으로 이스라엘을 사정권에 두고 걸프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현재 더 큰 미사일을 만들고 있으며 만일 이란에 관련기술을 이전할 경우 이란의 사거리와 핵무기 탑재능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IAEA는 이란이 새로운 핵무기 탑재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샤하브 3의 재진입 기술을 재설계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란과의 핵 협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영남은 2013년 8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으며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개발과 관련, 최근 사망한 북한의 '핵 대부' 전병호 전 북한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가 파키스탄의 핵개발 전문가인 AQ 칸 박사를 통해 우라늄 농축기술을 이전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전병호가 1998년 칸 박사에게 감사편지를 보낸 사실을 거론했다. 이 편지에는 파키스탄 원심분리기 및 미사일 관련 부품을 제공받았음을 시사하는 언급이 나오고 북한이 파키스탄 군 장성들에게 돈을 지불한 대목도 들어있다고 헤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에 대한 외교적 합의가 나온 것은 없다"며 "그러나 증거가 없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