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일하는 50세 이상이 20~30대보다 많아진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1분기에 50대 취업자 수가 30대를 앞지르기 무섭게 2분기에는 환갑을 넘긴 근로인구가 20대를 추월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인구구조 변화를 그 배경으로 지목한다.
아울러 노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생계형 고령 근로자가 늘고 청년층의 일자리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힌다.
◇ 60대가 20대 앞지르고 50대는 30대 추월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9만2천명) 늘어난 364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0.5%(1만7천명) 증가한 361만4천명으로 집계된 20대보다 2만9천명 많은 것이다.
환갑을 넘긴 취업자가 손주뻘일 수도 있는 20대보다 많아진 것은 고용동향조사를 시작한 1963년 이래 처음이다.
그 직전인 1분기에는 50대 취업자가 30대를 처음 추월했다.
1분기 50대 취업자는 568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32만3천명) 불어나며, 567만2천명으로 0.1%(6천명) 감소한 30대보다 많아졌고 2분기에는 격차를 키웠다.
이런 흐름은 2012년에 처음으로 남자에서 60세 이상 취업자가 20대를 앞지르고 여자에서 50대가 30대보다 많아진 데 이어 남녀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5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30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분기 50세 이상 취업자는 952만1천명으로 20~30대의 933만5천명을 웃돈 것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연령대별 비중은 고령화 쪽에 무게가 쏠렸다.
지난 2분기에는 40대(26.00%), 50대(22.79%), 30대(22.18%), 60세 이상(14.13%), 20대(14.01%) 순으로, 지난해 연간 기준의 40대(26.50%), 30대(22.88%), 50대(22.36%), 20대(14.24%), 60세이상(13.12%) 순에서 달라진 것이다.
10년 전인 2003년의 30대(27.94%), 40대(27.24%). 20대(19.58%), 50대(14.34%), 60세이상(9.68%), 30년 전인 1983년의 20대(27.49%), 30대(25.49%), 40대(23.01%), 50대(13.35%), 60세 이상(5.67%) 순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5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1965년 15.91%이던 것이 1987년(20.23%)과 2009년(30.58%) 각각 20%, 30% 선을 넘어서고선 지난 2분기(36.92%) 37%에 육박했다.
반면 20~30대 취업자는 1965년 50.33%였으나 등락을 거듭하다 2001년(49.25%)과 2011년(38.93%)에 각각 40%대와 30%대로 내려앉았고 2분기에는 36.19%까지 빠졌다.
◇ 인구구조 고령화에 노후대비·청년취업난 겹쳐
이런 흐름은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다.
저출산에 따라 젊은층 인구가 대체로 감소세인 반면 50세 이상 인구는 늘어난데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연령대별 비중은 1983년만 해도 20대(26.75%)가 연도별 고점을 찍으면서 30대(19.87%), 40대(16.81%), 50대(11.23%), 60세 이상(11.14%) 순이었지만 2003년에는 30대, 40대, 20대, 60세 이상, 50대 순으로 변화했다.
지난해에는 60세 이상(20.37%)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며 가장 많아지고 40대(20.12%), 30대(18.62%), 50대(18.21%), 20대(14.93%) 순이었고, 올해 2분기에는 그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50대(18.50%)가 30대(18.23%)보다 많아졌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센터장은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 특히 50대 취업자 급증세에 대해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코호트(cohort·세대) 효과'를 주목했다.
베이비부머는 197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이 출현하던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하고선 고도성장기는 물론 외환위기까지 겪으며 경제활동 의지가 매우 강한 특성을 지녔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고학력자, 임금근로자, 숙련노동자가 많은 특징도 있다.
이밖에도 당장은 교육비 부담 탓에, 앞으로는 기대여명 상승에 따른 노후 준비 때문에 은퇴를 늦추고 돈벌이를 이어가야 하는 사정도 50대 이상에서 경제활동이 증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영향으로 50세 이상의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세다.
이에 반해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2분기 20대 실업률은 9.5%로 지난해 같은 기간(7.7%)보다 상승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청년층은 첫 직장을 좋은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이는 처음에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 정규직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나 번듯한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일자리 사다리'의 부재에 따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스펙 쌓기에 나서고 입직 연령이 늦춰지며 그에 따라 청년고용률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도록 돕는 정책만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개선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