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블랙박스 영국으로 넘겨져 해독될 것"

우크라 정부 밝혀…시신 실은 냉동열차 동부 하리코프 도착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영국으로 전달돼 해독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여객기 격추 사고 조사를 위임받은 네덜란드 조사팀이 말레이시아 측으로부터 블랙박스를 전달받아 이를 영국 전문기관에 넘겨 해독하게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분리주의 반군은 자신들이 수거한 블랙박스를 전날 도네츠크를 방문한 말레이시아 전문가단에 넘겼다. 블랙박스는 크게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해독이 사고 진상 규명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가운데 일부도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동부 도시 하리코프로 운송됐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현지 철도 관계자를 인용해 시신을 실은 냉동열차가 이날 낮 무렵 하리코프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냉동 열차는 전날 반군이 장악 중인 사고 지점 인근 소도시 토레즈 역을 출발해 도네츠크를 거쳐 하리코프로 떠났었다.

열차에는 전체 사고 희생자 298명 가운데 먼저 수습된 약 200구의 시신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들은 하루 뒤인 23일 특수 용기에 실려 네덜란드로 운송될 예정이다. 나머지 시신들도 수습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다른 냉동열차로 하리코프로 운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전문가단의 현장 접근 제한으로 사고 조사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은 사고 현장을 장악 중인 분리주의 반군이 국제전문가단의 현장 접근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군은 다른 견해를 밝혔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제1부총리 안드레이 푸르긴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전문가들의 여객기 격추 현장 접근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사고 반경 40km 지역에서 교전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사고 현장으로 가는 도로에 공습을 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ICAO 전문가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푸르긴은 지적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를 감시하고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찰단의 임무 수행 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됐다고 OSCE 본부가 밝혔다. 현재 사찰단에는 41개국 전문가 227명이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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