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투는 다르다"…재료는 통상임금, 여건은 정부정책



해마다 있었던 하투(夏鬪)지만 올해 노동계 하투 분위기는 그동안과는 사뭇 다르다. 통상임금 확대라는 '재료'가 있을 뿐 아니라 정부가 가계소득 증대의 의지를 밝히는 등 '여건'이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22일 동맹파업과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금속노조의 산별 총파업을 중심으로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여권 지도부가 가계소득 확대를 강조하고,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법원 판결도 있는 만큼 투쟁의 동력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박성식 대변인은 "임단협(임금단체협약)이 그동안 의례적이었다면, 이번에는 통상임금에 대한 판결도 있고 해서 조합원들의 관심도가 높다"며 "(임금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 등) 소득정책 전환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구체화되고 그것이 기업에 대한 압박이 된다면, 하반기 투쟁은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등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강해지면서 의료민영화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도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올 상반기 노사분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데서도 감지된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당장 인건비 상승의 부담을 져야 하는 재계는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통상임금 확대가 사실상 임금 인상 효과를 가져오는 만큼 '대놓고' 반대입장을 밝히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GM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하고 나서자 기업끼리 서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때문에 재계는 하투가 '박근혜 퇴진'을 내건 '정치투쟁'이라는 데 대응 프레임을 맞추고 있다. 또 "통상임금 확대는 지불능력이 있는 기업에 한해서 가능하므로 중소기업 노동자는 혜택을 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소득 양극화만 심해질 것(전경련 관계자)"이라는 논리도 함께 펴고 있다.

실제로 통상임금 이슈는 '재계 대(對) 노동계'로 구분된 것처럼 보이지만, 들어가보면 임금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 노동자 간 이해가 다르다. 노사 간 합의가 상당 부분 진행 중인 기업과 팽팽히 맞서는 기업들끼리도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노동계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모여있는 하부단위 노조를 통해 동원력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 재계는 임금인상을 통한 가계소득 증가에 어떻게 기여할 지를 알리느냐가 서로에게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정훈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현재로써는 통상임금의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지지를 얼마나 얻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노총이 이에 대한 준비를 함께 한다면, 임금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론까지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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