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22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 밭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인 것으로 DNA 검사와 함께 지문 채취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원파 계열사가 제조한 스쿠알렌병과 유병언 저서 제목과 일치하는 가방의 글자 등 함께 발견된 유류품을 언급하며 해당 변사체가 유병언 전 회장이 확실하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DNA 분석 등 과학적 증거와 정황 증거 등을 제시했음에도 여전히 해당 변사체를 둘러싼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찰이 국과수 감식 결과를 통보받은 후 시신을 직접 목격한 한 경찰은 “수년간 사체를 봐왔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이번 변사체는 절대로 유 씨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이 작성한 수배전단과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
이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가 6개월은 돼 보이는 점 △사체의 크기가 150cm 정도여서 알려진 유병언 씨의 키(165cm)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 △손가락 골절 등 유씨의 신체적 특징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유씨의 사체는 발견 당시 머리카락이 분리되고 지문도 채취가 불가능할 정도로 백골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이 유씨가 지난 5월 25일 순천 송치재에서 달아났다고 밝혀온 것에 비춰볼 때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12일까지 불과 18일 만에 백골 상태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경찰은 시신이 비록 고가의 겨울 외투 차림에 벙거지를 쓰고 있었지만 홀로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있는 자세가 흡사 노숙자로 보였다고 밝혔다.
최초로 변사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박모(77)씨도 “처음 시신을 봤을 때 제 눈에도 노숙자 같았고, 경찰도 노숙자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구원파 신도 등의 보호를 받으며 도피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란 수사당국의 추정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또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 씨의 가방 안에서 왜 소주 2병과 막걸리 1병이 들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유 씨의 사망원인도 여러 가지 추정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일단 흉기나 독극물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은신처에서 불과 2.5km 떨어진 야산의 매실 밭에 정자세로 누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남은 것은 자연사 가능성인데 74세인 고령의 유 씨가 산으로 도주한 뒤 십수일 동안 숲에서 은신하다가 저체온증이나 질병 등으로 객사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지만 근거가 부족하다.
경찰의 유씨 시신과 관련한 브리핑에도 해소되지 않은 의문들이 향후 국과수 정밀 감정과 수사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