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청장은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12일 변사체가 발견됐을 당시 유병언 전 회장과의 연관성에 무게를 뒀더라면 수사력 낭비를 막을 수 있었다"며 초동 대처 미흡을 사실상 인정했다.
앞서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의 마지막 도피처인 송치재 휴게소 인근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지만, 무연고 변사처리했다.
시신 발견 당시 구원파 관련 문구와 세모그룹 계열사 제품인 '스쿠알렌', 고급 점퍼와 운동화 등 유 전 회장으로 특정할 만한 여러 유류품이 나왔지만, 경찰은 이를 검찰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할 검찰인 광주지검 순천지청도 경찰의 변사처리 보고서만 받아보고 이를 단순 변사처리하도록 지휘했다.
이성한 청장은 "시신 발견 당시에 현장에서 (유 전 회장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며 "관할서 책임자 등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이 시신으로 최종 확인되기 전까지 사망했을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새벽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국과연 서울분원으로 옮겨진 유 전 회장 시신은 직접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2차 부검에 들어갔다.
이 청장은 "(단순 1차 부검 때와 달리) CT촬영기 등 고도의 장비를 동원해 외부 타격이나 목졸림, 독극물 반응 등을 살펴 사인을 최대한 밝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