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웹 기록전문가' 진실규명 열쇠 될까

인터넷서 지운 단서 고스란히 기록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사건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이는 가운데 '웹 기록전문가'(Web archivist)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찾아낸 인터넷 웹사이트의 변경 기록이 진실 규명을 위한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비영리 웹 기록사이트인 '웨이백 머신'은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반군 지휘관 이고르 기르킨 측이 웹페이지에 정부군 안토노프(AN)-26 수송기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한 글을 캡처해 놓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르킨 측은 나중에 이 글을 삭제하고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으로 확인된 이 비행기를 격추한 주체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임을 암시하는 뉴스들을 올렸다.

웨이백 머신에서는 현재도 지난달 14일부터 갈무리된 다른 50여장의 캡처와 함께 지워진 글을 여전히 볼 수 있다.

트위터 계정인 '@RuGovEdit'도 이번 피격사건과 러시아와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보이는 증거를 잡았다.

이 계정은 러시아에서 사용되는 인터넷 IP 주소를 가진 이용자가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수정한 기록을 찾아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이튿날인 18일 '전(全)러시아국영TV·라디오방송사'(VGTRK)와 관련된 IP 주소가 '민간 항공기 사고 기록' 페이지에 격추 책임이 '우크라이나군'에 있는 것으로 수정했다고 이 계정은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실 IP 주소도 이번 격추와 관련된 페이지를 여러 번 수정한 사실이 포착됐다고 이 계정은 덧붙였다.

WP는 "이런 기록은 어떤 것도 분명히 증명하지는 못하지만 투명성을 높이고 권력자가 자신의 말에 책임지도록 인터넷이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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