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의심 변사체 발견…남는 의문점과 미스테리



검찰 수사를 피해 달아난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으로 유력시되는 사체가 발견됐다.

22일 검경에 따르면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한 남성의 시신을 한 구 발견했으며 경찰은 무연고자로 보고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엉덩이뼈 일부를 떼어내 DNA 분석을 의뢰했다.

DNA 분석결과 유씨의 친형 병일(75·구속기소)씨 DNA와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제의 시신이 유병언 회장인지를 확실하게 판정하기 위해 국과수에서 정밀 재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자료사진

◈진짜 유병언 시신인가?

유병언이 검찰 수사 직후 도주했던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문제의 시신이 유병언의 변사체로 의심된다는 점은 '과학적인 DNA 조사' 결과다. 현재로써는 DNA조사를 반박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다.

그러나 이번 DNA조사는 시신 엉덩이뼈 일부를 떼어낸 시료를 유병언의 DNA와 직접 비교한 것이 아니라 유씨의 친형 병일씨의 DNA와 비교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한계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병일씨가 유병언의 친형으로 알려졌지만 이복형제 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은 시신을 서울로 옮겨 정밀 조사를 다시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법의학자는 "DNA조사 결과 자체는 정밀하고 신뢰도가 높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유병언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범죄용의자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정밀감정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변사체가 유병언이라면 왜 혼자 버려졌나?

문제의 시신이 유병언이라고 아직까지 단언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장에서 시신 1구만 발견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유병언은 절대로 혼자, 혈혈단신으로 도망다니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특히 검찰은 유병언이 도피 중에도 미네랄 생수와 유기농 음식만 먹는 습관이 있다며 장기도피 도중 반드시 도피 조력자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병언은 지난 5월 25일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가까운 순천 송치재에서 검찰 수사팀이 들이닥쳤을 때 운전기사와 신모 여인 등과 동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라면 유병언은 왜 혼자 시신으로 발견됐을까?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더욱이 시신 발견 당시 주변에는 소주병과 막걸리병 등이 흩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기농 음식만 먹는 유병언이 술을 마신다는 얘기도 없었다.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 가운데 핵심 세력들이 유병언의 장기도피를 돕고 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유병언과 함께 하며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

유병언이 혼자 떨어져 숨졌다면 왜 유병언이 동행한 도피 조력자들과 헤어졌는지 그 이유를 찾기 어렵다.

수행했던 도피 조력자들이 지금 어디에 은신해 있는 지도 궁금하다.

◈검경, DNA조사 결과가 왜 40일이나 걸리나?

문제의 변사체가 발견된 때는 6월 12일이다.

전남지방경찰청(청장 정순도)에서는 순천시 서면 학구리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과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를 경찰청으로부터 21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변사체의 DNA조사 결과가 나오는데 무려 40일이 걸린 것이다.

검경은 변사체가 유씨가 은거한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됐는데도 변사체 신원을 확인하는데 긴급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이 백골 상태로 남아 유병언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팀은 또 유병언이 종교집단의 교주인데다 워낙 자기확신이 강한 사람이어서 도저히 자살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물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경 수사팀은 유병언이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달아난 이후에도 송치재 주변을 주요 은거지로 보고 계속적으로 탐문해왔다는 점에서 시신 발견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18일만에 '백골'만 남았다?

경찰은 발견된 시신이 백골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과연 18일만에 시신이 백골만 남을 정도로 부패할 수 있는 지도 의문이다.

검찰 수사팀은 6월 12일 문제의 변사체가 발견되기 18일 전인 지난 5월 25일, 유병언이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을 급습했다.

검찰은 당시 유병언 체포에 실패했으나 정밀감식을 통해 송치재에 유병언이 분명히 머무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시 5월 하순 기후를 감안할 때 시신이 아무리 부패해도 18일만에 백골만 남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동물에 의해서 시신이 더 빨리 훼손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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