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시신 84% 수습…냉동열차에 실어 보관 중"

유엔 안보리 한국시간 내일 새벽 결의안 표결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 요원들이 동부 도네츠크주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현장에서 시신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현지시간)까지 전체 희생자의 84%에 해당하는 251명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 공보실은 이날 "오전 7시 현재 251구의 시신과 66구의 시신 조각들이 발견됐다"며 "시신들이 (현장 인근 소도시) 토레즈 기차역으로 이송돼 냉동 열차에 실렸다"고 밝혔다.

여객기 참사 희생자는 298명이다. 하지만 상당수 시신이 조각난 채 곳곳에 흩어져 있어 확인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색팀은 심하게 조각나 신원 확인이 안 되는 사체 부분들은 별도로 수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신을 실은 냉동 열차 5량이 토레즈에서 도네츠크주 주도 도네츠크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으나 현재로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도착할 국제조사단이 시신들을 다 확인하기 전까지 다른 곳으로 이송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단의 검시가 끝나면 시신들이 도네츠크 남부 도시 마리우폴이나 수도 키예프로 보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 현장에 머물고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찰단을 통해 현장을 통제 중인 반군들과 협상을 벌이면서 시신들을 어디로 운송할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시신들을 운송하기 위해 냉동 열차 4량이 추가로 토레즈 역으로 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가 3일 안에 시신 검시와 DNA 조사를 마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법의학 전문가들이 인터폴을 통해 모든 사망자 친인척들의 DNA 샘플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블랙박스 두고도 논란 지속 = 사고기 블랙박스를 두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세르게이 카프타라제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형태의 물체를 발견했으며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겉으로 보기에 이 물체는 훌륭하게 남아있으며 아무런 손상도 없다"면서 "블랙박스를 사건과 이해관계가 없는 국제전문가단에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말레이시아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출발해 동부 하리코프로 왔으며 조만간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에게 블랙박스를 넘길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에 앞서 보로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는 "블랙박스로 보이는 여객기 잔해가 도네츠크의 공화국 정부 건물에 보관돼 있다"면서 "자신이 직접 이를 관리하고 있고 국제전문가단이 도착하는 대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이 그전부터 블랙박스를 회수해 보관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 측엔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조작이나 훼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박스는 피격 사건 직후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후 반군 지도부는 이를 부인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군이 블랙박스를 확보해 보관하고 있다며 훼손 및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 안보리, 여객기 피격 관련 결의안 조율 완료 =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과 관련한 결의안 조율 작업을 마쳤으며 미국 뉴욕시간으로 21일 오후 3시(한국시간 22일 새벽 4시) 표결을 실시할 것이라고 마크 라이얼 유엔 주재 영국 대사가 밝혔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조율된 결의안이 호주가 제출한 초안에 근거했다며 여기에 러시아 측 초안 내용 일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자체 초안에서 객관적 진상 규명을 위해 사고 조사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주도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고 추르킨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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