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서방, 러시아 제재 추진 박차

美 고강도 제재 공언…유럽 "대러 접근법 재고 합의" 강력제재 시사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태와 관련, 러시아를 상대로 한 강도높은 제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에 출연,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를 공언하는 한편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그동안 (대러시아 제재를) 좀 주저했던 유럽 국가들이 이번 경고 신호(wake-up call)를 인정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에 합류해준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러시아와의 경제관계를 감안해 강력한 제재를 꺼렸던 유럽 국가들도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화회의를 하고 러시아에 대한 EU의 접근방식을 재고하기로 합의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전했다.

러시아 인사들을 상대로 비자발급을 중단하고 자산을 동결하던 기존의 수위를 넘어 한층 강도 높은 제재안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 정상은 22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착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또 푸틴 대통령이 추락현장을 통제하는 반군을 설득해 국제조사단의 접근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선데이타임스 기고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유럽과 서구는 러시아에 대한 그간의 접근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고강도 제재 방침을 시사했다.

미국은 여객기 피격 전인 지난 16일 주요 에너지기업과 금융기관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제재를 계속해왔다. 유럽도 이에 보조를 맞춰왔으나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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