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사모라시(市)의 보호시설 '대가족집'에서 벌어진 구타와 성폭행 등 학대행위 혐의로 구금됐던 설립자 겸 운영자 로사 델 카르멘 베르두스코(79)가 20일(현지시간) 무혐의로 석방됐다.
검찰은 '로사 엄마'로 불리며 선행을 인정받아온 베르두스코가 학대행위에 연루돼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계속 구금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 석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베르두스코가 무혐의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대가족집'에서 벌어진 만행에 대한 공분은 계속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쥐가 들끓는 방에서 썩은 음식을 먹으며 구걸을 강요당했고 여성 수용자들은 성폭행으로 임신하기도 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용자를 심하게 구타한 뒤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독방에 가뒀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수사 당국도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 6명은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계속하고 있어 피해자들의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인과 지식인, 지역 주민 등이 잇따라 베르두스코를 변호하고 나서면서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멕시코의 대표적 여성작가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는 TV에 나와 "베르두스코는 대단한 일을 해왔지만 지금은 분명히 박해를 받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옹호에 나서기도 했다.
베르두스코는 60여 년간 멕시코에서 고아와 비행 청소년, 마약 중독자 등을 돌보며 선행의 대명사로 꼽혀왔다. 그러나 경찰은 학대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 15일 '대가족집'을 급습, 어린이 약 450명과 성인 150여 명을 구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