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싸움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역대급 타고투저의 마무리다. 외국인 야수의 가세와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등으로 촉발된 타자들의 득세와 축 처진 투수들의 어깨가 시즌 종반까지 이어질 것인지다.
올해는 가장 방망이가 화끈했던 1999년을 넘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1999년은 리그 타율과 평균자책점(ERA)이 각각 2할7푼6리와 4.98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더한 양상을 보였다. 전반기 현재 타율 2할9푼1리, 5.28로 신기록을 쓸 태세다.
팀 기록도 관심을 모은다. 팀 타율 3할과 ERA 6점대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뒤 1번씩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들이다.
팀 타율 3할은 지난 1987년 삼성(.300)이 밟았고, ERA 6점대는 원년인 1982년 삼미(6.23)가 찍었다. 타고투저 시대의 정점을 찍을 지표이자, 빛과 그림자처럼 영광과 굴욕의 기록이다.
아직 장담할 수 없는 기록이기도 하다. 전반기 타율 3할을 넘긴 팀이 없었다. 지난달 한때 3할1푼 이상을 때렸던 두산은 이후 하락세로 2할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가장 가능성이 높은 팀이기도 하다. 2할9푼9리(2753타수 822안타)로 여전히 가장 높다. 여기에 전반기 막판 살아난 넥센도 2할9푼8리(2806타수 836안타)로 가시권에 들었다. KIA(.296)와 원조 3할팀 삼성(.294), NC(.292) 등도 포기는 이르다.
팀 ERA 6점은 전반기 2개 팀이 있었다. 6.17을 찍은 한화와 6.00의 KIA다. 그러나 역시 그대로 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화는 안영명, 윤규진 등 불펜진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선발 유창식이 복귀한다. KIA 역시 김진우가 살아나고 있고, 송은범이 가세할 예정이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타고투저 흐름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지만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넒어져 시즌 초중반만큼은 아닐 것"이라면서 "여기에 후반기 심판 판정 합의(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되는 것도 변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