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문화부 장관 후보자를 찾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다시 인사참사가 반복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장관과 수석 비서관들로부터 보고 받는 형태와 양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바쁜 일정 속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보고가 문건을 통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각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비서관의 경우 해당 부처나 소관 분야의 최종 책임자이자 실질적인 조정자여서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가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장관과 수석 비서관들의 대면보고가 결코 쉽지 않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들의 대통령 면담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고, 청와대 관계자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장관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 대통령을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들도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언제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올 지 몰라 전화기를 끼고 있는 이들도 많다.
이러다 보니 수석 비서관이 아닌 비서관이 박 대통령을 면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단독으로 만나기도 쉽지 않은 구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장관들의 대면보고를 받아 달라는 내각의 건의가 있었다는 보도도 최근 있었지만 청와대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말로 그런 건의가 있었는 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일단 대면보고를 받아 달라는 내각의 건의가 있었다면 공식성을 띄지는 않고, 비공식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청와대에 전달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서 장관이나 수석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기 전 담소를 나누면서 "주말에 차분히 챙기다 보니까 또 그때 연락을 하게 돼서...그래서 어차피 우리는 주말 없이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다 각오하시고 들어오지 않으셨어요"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말에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이로 인해 청와대가 주말에도 가동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특히 주말에도 박 대통령이 전화로 이 것 저 것 물어보면서 챙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석들에게 전화로 물어보기 위해서는 사전에 올라온 보고서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박 대통령이 보고서에 묻혀 산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퇴근할 때에도 보고서를 챙겨가 관저에서 계속 탐독한다.
그러나 보고서, 전화, 대면보고는 각기 장점이 있어서 한 방법만 선호하거나 특정한 보고 방식을 외면할 경우 그에 따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2기 내각 출범을 계기로 박 대통령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새로 당대표에 취임한 김무성 대표도 당청관계 재정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소통이 필요한 곳은 청와대 내부와 청정(靑政)이다.
소통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일이라는 것은 익이 알려진 바다. 박 대통령의 주된 소통 방식이 대면접촉으로 바뀔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