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장악한 분리주의 반군에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여러 대와 탱크 등 군사장비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은 또 이 시스템이 여객기 피격 후 다시 러시아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반군과 러시아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제거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이달 초 러시아가 반군에 2대의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한 사실을 파악했으나 작동이 되지 않는 구형 시스템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14일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가 6천m 상공에서 반군에 격추되자 러시아가 반군에 새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했거나 반군이 앞서 지원받은 구형 시스템을 수리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 고위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20일 러시아가 반군에 무기를 여전히 공급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사태에 대한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안드레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안보·국방위 대변인은 "러시아는 분리주의 반군에 중화기 및 각종 무기를 여전히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리센코 대변인은 또 러시아와 반군을 향해 "테러리스트들은 러시아제 미사일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증거를 숨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반군을 감청한 자료를 근거로 격추사건은 반군 소행이며 그 배후는 러시아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반군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