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사고현장서 유류품 약탈·증거인멸 의혹"

우크라 정부 "반군이 미사일 격추 증거 은폐 시도"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에 대한 조사활동이 지연되는 가운데 반군 세력이 희생자들의 유품을 약탈하고 증거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사고 현장을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친러시아 반군이 탑승객 시신 일부를 다른 곳으로 옮겼으며 유품과 증거들을 빼돌리거나 파괴한 의혹이 있다고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친정부 성향의 콘스탄틴 바토츠키 도네츠크 주 자치의회 의장은 "밤중에 반군이 희생자 시신 37구를 따로 빼내 도네츠크의 한 검시 시설로 운반했다"며 "반인도적인 시신 절도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군들이 희생자의 유류품을 훔치고 현장에서 불리한 증거를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반군이 크레인을 동원해 비행기 부품들을 거둬갔는데 어디로 가져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반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한 사실을 감추려고 증거 은폐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관련, 전날 반군에 대한 증거 훼손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군이 항공기 잔해를 러시아로 보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급파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조사단의 마이클 보치우키프 대변인은 "시신을 담은 가방 일부가 열려 있었으며 대부분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세계보건기구(WHO)의 영국인 홍보담당 직원 글렌 토머스의 여동생인 트레이시 위더스는 유품 도난 우려와 관련 "고인이 작고한 어머니의 결혼반지를 항상 끼고 있었다"며 모든 유품이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이 우크라이나 당국과 국제 전문가들의 현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아 사고 조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는 20일 현재 사망자 298명 가운데 196명에 해당하는 65%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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