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희생자 410명 넘어

주민 수천명 길거리로…지난 8일 공습 이후 최대 포격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확대하고 최대 규모의 공습을 지속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명 피해가 급속히 늘었다.

이스라엘의 13일째 이어진 공격으로 가자에서 사망자가 400명을 넘어서자 세계 곳곳에서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탱크가 19일 밤(현지시간) 가자에 집중 포격을 가한 데 이어 20일에도 이스라엘 공군이 공습을 가해 가자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탱크 포격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전방위적 공격은 지난 8일 가자 공습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격렬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 공격으로 밤사이 가자에서 최소 62명이 목숨을 잃고 400명 넘게 다쳤다고 가장 당국은 밝혔다.

지난 17일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고 나서 가자에서 200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전체 사망자는 41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어린이 500명을 포함해 적어도 3천200명에 달했다.

가자 동북부의 셰자이야 지역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공습을 피해 집을 떠나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거리 위에는 숨진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사상자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목격자는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셰자이야 주민은 이틀 전 목숨을 건지려면 이 지역에서 대피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구급차는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자 북부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고 긴급구조 관계자는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날까지 군인 5명을 포함해 7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군 복장을 하고 땅굴을 통해 이스라엘 영토에 침입했으며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일부 군인 희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가자에 진입한 이스라엘군은 현재 불도저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로 이어지는 땅굴을 찾아내 파괴하고 있다.

최대 깊이 30m에 이르는 이 땅굴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위해 비밀리에 판 것이며 12개 이상을 발견해 파괴했다고 이스라엘은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또 하마스가 당나귀 등 동물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이날 국제적십자사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2시간의 임시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1시간도 채 안돼 상대방이 먼저 합의를 깼다며 공방을 재개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로켓 발사장 1천100곳을 포함해 가자에서 2천500곳 이상을 타격했으며 가자의 무장단체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포탄 1천760여발을 발사했다.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전을 중단시킬만한 외교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는 19일 자국이 앞서 제안한 휴전 중재안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이 제안을 이미 거절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을 방문한 뒤 이스라엘로 향한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현재까지 휴전 중재 노력은 모두 실패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주민 6만1천500명이 집을 떠나 유엔 대피소 등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전했다. 유엔은 또 가자 주민 다수가 전기 공급 중단과 식수·의료품 부족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직접 중재하기 위해 중동 지역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만났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가자 희생자를 위해 앞으로 사흘간을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책임을 하마스로 돌렸다.

이런 가운데 유럽과 일부 남미 도시, 아랍 국가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런던에서는 2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수천 명이 결집한 파리에서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38명이 연행됐다.

레바논에서도 이날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 모인 수십명이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우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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