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셈법에...야권연대 사실상 '무산'

새정치 "얻을 것 없어" vs 정의당 "우리도 끝까지 완주"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날인 20일까지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차원에서 야권연대에 대해 논의 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야권 연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격전지에서 여야 1대1 대결구도가 무산될 경우 야권 표 분열로 이번 7.30 재보궐선거는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지난 9일 7.30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당대당' 야권연대를 제안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아직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당 차원에서 야권연대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았다.

새정치연합은 야권연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게 당의 중론이다.

정의당과 야권 연대를 협상하게 될 경우 논의 지역은 동작을과 수원정(영통)이다. 동작을은 새누리당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출마 해 새정치연합의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 10~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 후보는 43.2%의 지지율을 기록해 기 후보(15.0%)와 노 후보(12.8%)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 단계에서 기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나경원 후보와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는 ‘주고받기 식’의 야권연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계산이다.

특히 동작을의 경우 광주에 출마를 선언한 기 후보를 20년지기 허동준 전 동작구 지역위원장의 안방에 앉히면서 당내 거센 반발을 사는 등 ‘상처’를 입은 곳인데 기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해 출마를 포기하라고 할 경우 당 내 분열을 더욱 가속화 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우리는 (수도권에)전략 공천을 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인적 후보 중에 그 후보가 그 지역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서 전략적 공천을 한 것이다”라며 전략공천한 후보로 끝까지 완주할 뜻임을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당대당 야권 연대는 없지만 수원정(영통)에서 정의당 천호선 대표가 양보 해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은) 지난 2012년 총선 이후로는 야권연대를 논의한 적이 없다”라며 “현재 야권연대를 받아들여서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단 하나 기대할 만한 것은 수원정에서 천호선 대표가 양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가 33.7%,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가 21.5%, 천호선 정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7.3%로 나타났다. 천 대표가 자진 사퇴를 할 경우 새정치연합이 야권의 표를 흡수할 수 있는 이득이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이에 대해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20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해서 "큰집에서 작은집의 양보를 바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당연히 완주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제안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거절은 그 쪽에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야권연대를 원하는 목소리에 새정치연합에 계속 제안을 했고 노력을 했다”며 "그럼에도 새정치 지도부가 야권연대를 할 뜻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전 투표일인 25일 전까지는 야권연대 논의가 가능하긴 하지만 사퇴한 후보자 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돼 있기 때문에 4~5%의 사표 발생이 불가피 하다.

21일은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날로, 이 때까지 연대가 성사되지 않으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정의당 후보의 이름이 모두 용지에 기입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21일이 야권연대 협상의 최적의 시한이지만 서로 다른 '셈법' 때문에 새누리당을 위협할 수준의 야권연대는 점차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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