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선수가 없어요"…기업은행의 힘겨운 컵대회

"훈련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대뜸 한숨부터 내쉬었다. 컵대회에 출전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4명의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효희가 FA 자격으로 도로공사로 향했고, 정다은은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신수민은 은퇴, 김민주는 임의탈퇴로 팀에서 나갔다. 그나마 아제르바이잔리그에서 뛰던 김사니가 가세하면서 11명으로 힘겹게 선수단을 꾸렸다. 반면 다른 팀들은 13~15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그런데 실제로 컵대회를 준비한 인원은 8명이 전부였다. 국가대표 차출로 김희진, 박정아, 남지연이 빠져나간 탓이다.

게다가 남은 8명 중 세터가 2명(김사니, 이소진), 리베로가 1명(노란)이니 나머지 5명은 사실상 교체 없이 뛰는 셈이다. 유희옥, 황윤정이 센터를 맡고, 최은지, 채선아, 김언혜가 레프트, 라이트에서 뛰어야했다. 교체 선수는 세터 이소진이 유일했다.

훈련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선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칫 훈련 도중 부상이라도 당하면 대회 출전조차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계가 드러났다. 세터 이소진이 김사니를 대신해 코트를 밟은 것이 교체의 전부였다. 작전 시간 동안 몸을 푸는 선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덕분에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마지막에 힘이 모자랐다.

기업은행은 1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A조 1차전에서 GS칼텍스에 0-3(24-26 23-25 17-25)으로 졌다. V리그 챔피언 GS칼텍스 역시 배유나, 한송이의 국가대표 차출 등으로 전력이 100%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교체할 선수는 있었다.

기업은행은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는 잘 풀었다. 세터 김사니의 지휘 속에 최은지가 15점, 채선아가 10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울었다. 1세트를 24-21로 앞서다가 24-26으로 내준 기업은행은 2세트 역시 23-18로 이기다가 23-25로 역전당했다. 결국 힘이 다 빠진 기업은행은 3세트를 17-25로 내주면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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